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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유가 판 흔든다…일론 머스크가 주목한 '260조' 히트펌프 시장 확대

이 거대한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공룡들은 물론, 독일과 미국의 전통적인 공조 기업들이 사활을 건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수준을 넘어, 현지 기업...

고유가 판 흔든다…일론 머스크가 주목한 '260조' 히트펌프 시장 확대

이로운넷 = 김기호 기자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유례없는 널뛰기를 반복하면서, 100년 넘게 인류의 겨울을 책임졌던 화석연료 보일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 빈자리를 메우며 전 세계 에너지 판도를 흔들고 있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히트펌프(Heat Pump)'다.

최근 히트펌프 시장이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행보와 맞닿아 있다. 머스크는 "히트펌프는 테슬라의 마스터 플랜 3단계의 핵심 중 하나"라고 공언하며, 가정용 냉난방 시스템의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히트펌프 열풍이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에너지 안보' 차원으로 격상됐다고 분석한다. 가스관을 틀어쥐고 자원을 무기화하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전기만으로 작동하는 고효율 히트펌프는 국가 차원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선진국들은 2030년을 기점으로 신축 건물의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2035년까지 350만 대 보급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관련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는 히트펌프 산업의 성장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됐다"며 "260조 원에 달하는 시장 주도권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향후 100년의 에너지 주권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가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넘어 히트펌프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히트펌프는 외부 공기나 지열에서 열을 끌어와 냉난방을 해결하는 고효율 시스템으로,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전기로 구동된다. 머스크는 이를 태양광 패널 및 가정용 배터리와 연결해 '에너지 자립형 주택'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시장을 개척했듯, 냉난방 시장에서도 '파괴적 혁신'을 예고한 셈이다.

고유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시장조사업체 MMR 스태티스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 히트펌프 시장 규모는 2032년 1745억 6000만 달러(약 2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거대한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공룡들은 물론, 독일과 미국의 전통적인 공조 기업들이 사활을 건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수준을 넘어, 현지 기업 인수합병(M&A)과 대규모 R&D 센터 건립에 조 단위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고통받는 유럽 국가들이 히트펌프 설치에 파격적인 보조금을 지급하고 화석연료 보일러 설치를 법으로 금지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에 유럽은 반드시 사수해야 할 '에너지 격전지'가 됐다.

이로운넷=김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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