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841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3만4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12월(16만8000명), 올해 1월(10만8000명)로 석 달째 줄어들었던 증가 폭이 다시 20만 명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9월(31만2000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전체 고용률도 올랐다. 15~64세(OECD 비교 기준) 고용률은 69.2%로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2월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5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도 64.0%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올라 최고치를 새로 썼다.
숫자만 보면 나아진 것 같다. 그러나 청년층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청년 실업률 7.7%, 5년 만에 최고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341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6000명 줄었다. 2022년 11월 이후 40개월 연속 감소세다. 고용률은 43.3%로 1.0%포인트 하락하며 22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실업 지표는 더 눈에 띈다. 청년 실업률은 7.7%로 2021년 2월(10.1%) 이후 같은 달 기준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20대 실업률도 7.6%로 같은 기간 최고치다. 전체 실업자는 99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만4000명 늘었고 전체 실업률도 3.4%로 0.2%포인트 올랐다.
2월은 졸업 시즌과 공무원 시험 원서 접수가 겹치는 시기다. 비경제활동 상태에 있던 청년들이 구직 활동을 시작하면서 경제활동인구로 새로 편입되고, 이 가운데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이 실업자로 분류되면서 실업률이 올라간 면이 있다.
다만 계절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2월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전년 동월보다 2만 명(3.9%) 감소했다. 구직 활동을 포기했다가 노동시장에 다시 나온 청년들이 늘었다는 뜻이다. 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실업자로 남으면서 실업률을 끌어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건·복지업은 늘고, 제조·건설은 22개월째 감소
산업별 격차도 뚜렷하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취업자가 28만8000명(9.4%) 늘었다. 운수·창고업(8만1000명, 4.9%),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7만 명, 13.7%)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제조업은 1만6000명 줄며 20개월 연속 감소했다. 건설업 취업자도 4만 명 감소하며 2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은 10만5000명이나 빠졌다. 지난해 12월(-5만6000명), 올해 1월(-9만8000명)에 이어 3개월 연속 큰 폭 감소로, 2013년 통계 개편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정보통신업(-4만2000명)과 농림어업(-9만 명)도 줄었다.
AI가 청년 일자리를 대체하나
청년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AI 확산이 거론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 따르면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일수록 청년층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 지난 3년간 청년 일자리 21만1000개가 감소했는데, 이 가운데 20만8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빠졌다. 챗GPT 출시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밍, 출판업, 전문 서비스업, 정보서비스업의 청년 고용이 8~24%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분석도 포함됐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것은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60대 이상이 고용 지표를 떠받쳤다
증가한 취업자 23만4000명의 구성을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이 28만7000명으로 증가를 주도했다. 30대가 8만6000명, 50대가 6000명 증가한 반면 청년층은 14만6000명 감소했다. 40대도 줄었다.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이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한 날, 청년 실업률은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