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ㅣ이승무 기자] 고려 왕조의 역대 제왕과 충신·열사의 충절을 기리고 민족의 화합과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2026년 제20회 고려통일대전 대제’가 15일 오전 11시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내 고려대전에서 엄숙하게 봉행됐다.
사단법인 고려역사선양회(총재 김인하)가 주관한 이번 대제에는 최병갑 파주부시장과 이종춘·최지원 경기도의원, 이혜정·오은정·옥승철·김선미 파주시의원, 김성희 파주문화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또 전국 각지에서 모인 종중 관계자와 대종회장, 후손들도 함께해 고려 왕조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선조들의 충절과 정신을 기렸다.
파주실버취타대 공연으로 막 올라
행사는 파주실버취타대의 식전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 개회,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내빈 소개와 기념사, 내빈 축사, 추모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김인하 고려역사선양회 총재는 기념사에서 고려 왕조가 이룩한 역사와 문화적 성과, 백성을 위했던 역대 제왕들의 덕업을 되새기며 후손들이 조상의 뿌리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계승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고려 말과 조선 초를 거치며 왜곡되거나 폄하된 고려 왕조의 역사를 철저히 검증하고 재조명해 올바른 역사 인식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낭독된 추모문에는 고려 왕조의 흥망과 충신·열사들의 충절을 되새기고, 후손들이 선조들의 뜻을 이어받아 그 정신을 후대에 전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추모문은 “오호 고려제국의 성충현공열사의 영령이시여! 천운은 어찌하여 이신벌군(以臣伐君)을 막지 못하여 고려의 국운을 거두었는가”로 시작해, “정충대절로 신명을 다 바치신 승국제현의 배사를 위하여 천만예손은 송악산 푸른빛이 한강수와 협화하는 고려대전 전당에 태조 왕건을 봉안하고 열왕 33위, 충현공열사 250위의 존령을 배향하고”라며 나라를 지킨 선현들의 절의를 기렸다.
본 제례는 영신례와 신관례를 시작으로 초헌례·아헌례·종헌례, 음복례, 철변두, 송신, 망요례 순으로 봉행됐다. 전통 제복을 갖춘 헌관과 제관들은 집례의 홀기에 따라 예를 올렸고, 참례객들도 경건한 자세로 제례에 함께했다.
정전에 태조 왕건 어진·위패, 충신·공신 357위 모셔
고려통일대전은 고려 역대 왕과 충신·공신을 기리기 위해 약 1만2,485평 부지에 조성돼 2007년 준공된 제향 시설이다. 정전의 현판은 ‘고려대전’이며, 정전과 영정각·제전각·내삼문·서문 등을 아우르는 전체 공간을 ‘고려통일대전’이라 부른다. 현재 부지는 파주시 소유이며 고려역사선양회가 시설을 관리·운영하고 있다.
정전 외부에는 가운데가 굵고 위아래가 가늘어지는 배흘림기둥이 적용됐으며, 단청과 기와지붕, 전각들이 어우러져 장중한 경관을 이룬다.
정전 중앙 상단에는 고려 제1대 왕 태조 왕건의 어진과 위패가 봉안돼 있다. 그 아래 좌우로 제2대 혜종부터 제34대 공양왕까지 왕 33위의 위패가 자리해 태조를 포함한 역대 왕 34위를 모시고 있다. 양측 제단에는 충신과 공신 등의 위패 357위가 목·화·토·금·수의 음양오행 원리에 따라 배치돼 고려 왕조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공신들의 위패는 문중별로 모셔져 있는데, 배향위 봉안도에 따르면 단양 우씨가 13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고성이씨 9명, 담양 국씨 9명, 연안차씨 9명 순으로 많은 공신들의 위패가 자리하고 있다. 복지겸·홍유·신숭겸·배현경·유금필 등 고려 개국 공신과 서희·강감찬·윤관·김부식·정몽주·이색·최영 등 고려를 지킨 명신들의 위패도 이곳에 있다.
스무 번째 대제, 남은 과제는 ‘시민 접근성’
고려역사선양회에 따르면 올해로 제20회를 맞은 고려통일대전 대제는 고려 500년 역사를 빛낸 태조 왕건을 비롯한 역대 제왕과 충현공신을 기리고, 선조들의 충절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48개 성씨의 102개 시조와 140개 종중이 참여하고 있다.
다만 유지관리와 안전 문제로 평소 상시 개방이 이뤄지지 않아, 일반 시민이 이곳을 직접 둘러볼 기회는 대제가 열리는 날을 중심으로 제한돼 있다. 이에 따라 제향 공간의 품격과 목조건축의 보존을 지키면서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과제로 남는다. 이윤희 고려역사선양회 사무처장이 밝힌 단계적 개방과 고려역사관 조성 구상도 이러한 과제와 맞닿아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역사적 뿌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민족의 화합과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고려의 역사와 정신을 계승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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