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통증이 찾아오면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반대로 꾹 참아가며 무작정 걸어야 다리 근육이 강화된다고 믿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무릎 통증의 원인과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 단계에 따라 운동 방식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관절염 환자도 움직임을 완전히 멈추기보다 가능한 범위에서 규칙적으로 신체 활동을 이어가며 허벅지 대퇴사두근 근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이어 “다만, 운동 후 관절 부위에 열감이 생기거나 부기, 통증이 뚜렷하게 악화된다면 즉시 강도와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무릎 통증으로 불편을 겪는 중년 여성 ( Chat GPT 생성 이미지 )
관절염 단계에 따른 운동 조절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연골 마모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에는 충격이 적은 평지 걷기와 실내 자전거 타기, 의자에 앉아 다리를 들어 올리는 허벅지 근력운동이 관절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반면 무리한 달리기나 점프 동작은 피해야 한다.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통증이 잦아지는 중기에는 체중 부하를 줄여주는 수중 걷기나 낮은 저항의 실내 자전거, 앉아서 무릎 펴기 운동이 좋다. 무릎 관절 내 압력을 급격히 높이는 깊은 스쿼트나 반복적인 계단 오르내리기는 자제해야 한다.
연골 손상이 심한 말기 단계라도 무조건 누워 지내기보다는 통증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누워서 다리 들기, 가벼운 수중운동, 관절이 굳지 않도록 돕는 가동 범위 운동을 이어가야 신체 기능 퇴화를 막을 수 있다.
보행시 흔히 활용하는 무릎 보호대나 스포츠 테이핑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
보호대는 관절의 흔들림을 잡아 안정감을 주고 일시적인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테이핑 역시 슬개골 주변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테이핑은 무릎을 적절히 구부린 상태에서 부착 부위에 맞게 적용하되 피부 가려움이나 발적이 생기면 떼어내야 한다. 보조 기구가 닳아 없어진 연골을 재생시키는 것은 아니다. 정규 치료와 근력 운동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가 점검을 통한 조기 대처도 중요하다.
△평지를 걸을 때 반복적으로 아프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유독 심한 경우 △의자에서 일어날 때 손을 짚어야 하거나 △관절이 자주 붓고 뻣뻣한 경우 △다리를 끝까지 펴거나 구부리기 어렵거나 △다리가 O자로 휘거나 보행 시 절뚝거리는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무릎이 갑작스럽게 부어오르며 열감이 동반되거나 외상후 체중을 전혀 실을 수 없다면 지체 없이 정밀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 관절염 진행 정도에 따른 운동 가이드 ( Chat GPT 생성 이미지 )
의료계에서는 골반의 골수에서 추출한 농축물(BMAC)이나 복부지방 조직에서 얻은 세포성 분획을 관절강 내에 주입하는 재생치료 연구가 활발하다.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지만 환자의 관절 상태나 연령에 따라 반응 차이가 크고, 연골을 완전히 재생하거나 인공관절 수술을 원천 차단하는 치료로 확립된 것은 아니다. 정부의 법적 허용 범위와 안전성, 의학적 근거 수준을 꼼꼼히 확인한 뒤 선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극심해 일상 보행과 수면이 불가능해진 말기 관절염 환자라면 인공관절 수술을 신중하게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수술 여부는 단순 방사선 영상뿐만 아니라 관절 변형도, 실제 기능 저하, 환자의 전신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해야 한다.
고도일 병원장은 “무릎 통증 치료의 지향점은 단순히 당장의 아픔을 며칠 가라앉히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가 본인의 타고난 관절로 가능한 한 오랫동안 생활하며 불필요하거나 너무 이른 인공관절 수술을 피하도록 돕는 데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보호대와 테이핑을 보조적으로 활용하고 관절염 진행 단계에 꼭 맞는 운동과 체중 관리를 병행해 ‘내 무릎을 끝까지 아껴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권한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서울시병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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