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1.8도 오를 때 온대 3.3도 ↑
“70%는 서늘한 곳으로 이동 못해”
온대 생물이 기후변화 때문에 지난 25년간 열대 생물보다 더 많이 멸종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과학계에서는 계절 변화에 노출되는 온대 생물이 항상 더운 날씨에 적응한 열대 생물보다 기후변화에 더 잘 견딜 것으로 봤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
21일(현지시간)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각종 식물과 함께 곤충, 물고기, 새, 양서류, 포유류 등 총 5100여종 생물을 대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적 멸종’(특정 지역의 생물이 자취를 감추는 현상) 상황을 확인했다. 조사 지역은 전 세계에 걸쳐 4만여곳에 이르렀다.
분석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지난 25년간 온대에 사는 생물종의 49%가 국지적 멸종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열대종은 이 수치가 33%였다. 온대 생물이 기후변화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곤충과 척추동물, 식물 등을 가리지 않고 확인됐다.
연구진은 대학 공식 발표자료에서 “수십년 동안 과학계는 온대에 사는 생물종이 기후변화에 더 잘 견딜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번 분석 결과를 보고 놀랐다”고 밝혔다. 주기적인 계절 변화에 노출되는 온대 생물이라도 기후변화에 내성이 있지는 않았던 것이다.
또한 주목되는 것은 2016년 같은 연구진이 발표한 비슷한 방식의 연구 결과 열대 생물종에게서 더 많은 국지적 멸종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불과 10년 사이 상황이 크게 변했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 지역의 가뭄, 폭염 등을 추가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25년간 열대 기온은 평균 1.8도, 온대 기온은 3.3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대가 2배에 육박하는 속도로 빠르게 가열됐다.
이 같은 불균등한 기온 상승의 영향이 최근 들어 온대 생물에게 가시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 생물의 70%는 기후가 너무 따뜻해져도 서늘한 곳으로 이동하지 못했다”며 “동물은 고속도로와 도시 등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식물은 자신이 서식하는 산 높이가 비교적 낮으면 산꼭대기까지 서식지를 옮겨도 충분히 낮은 기온을 만나지 못해 죽는 상황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금까지는 주로 열대지역의 변화를 중심으로 기후변화 연구가 전개됐다”며 “앞으로는 온대 생물이 처한 위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