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을 겪은 재생카본블랙 제조기업 엘디카본이 약 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섰다. 새 경영진 출범 이후 공장 가동 정상화와 글로벌 공급 확대를 추진하기 위한 자금 조달이다.
다만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인 인베스트위드-메리츠 신기술금융조합 1호와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관련 공방이 자금 조달의 변수로 떠올랐다. 엘디카본은 기존 주주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신주를 발행할 수 있다. 풋옵션 공방이 길어질 경우 신규 투자 유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엘디카본은 최근 FI와 300억원 규모의 신주 투자 유치를 협의하고 있다. 조달 자금은 당진 자원순환시설 운영 안정화와 생산 확대, 해외 재생카본블랙(rCB) 사업 확대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엘디카본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기존 백성문·김범식 대표 체제에서 황용경 대표 체제로 경영진을 교체했다. 이후 생산 정상화와 영업 재개에 초점을 맞춘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당진공장 열처리 설비 8기 가운데 6기를 재가동했다. 열분해유와 재생카본블랙 상업 판매도 재개했다. 고품질 재생카본블랙인 'GCB-600G'는 글로벌 타이어 업체 한 곳의 품질 승인을 받아 2027년 1분기부터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생산능력을 안정화하고 해외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기존 투자자들 대부분이 신규 투자 유치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과 SK 계열 투자사, 한국투자증권, 토요타 우븐캐피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추가 자금 투입을 통해 기업가치를 회복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인베스트위드-메리츠 신기술금융조합 1호와의 풋옵션 관련 공방이 변수다. 해당 조합은 지난 3월 행사한 풋옵션 문제가 해결돼야 신규 투자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조합은 엘디카본 RCPS 13만1980주를 대상으로 황용경 대표와 백성문·김범식 전 대표, 한윤성 씨 등 이해관계인에게 약 125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최근에는 회사에도 동일한 주식에 대한 매수 청구를 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엘디카본 주주간계약상 기존 주주 전원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 신주 발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투자 유치가 무산될 경우 생산 정상화와 해외 사업 확대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현재 조건대로 신규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회사 정상화가 반드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신규 투자 이후에도 경영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가치가 크게 희석되고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투자 조건으로 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회사의 정상화가 이루어진다는 보장 또한 없다"며 "신규 투자 유치 후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기존 주주들은 모든 권리를 포기한채 신주 투자자만이 유일한 채권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준우 기자 njw082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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