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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경기아트센터, 무대로 '평화' 잇고 관객과 '나눔' 잇는다

경기아트센터가 공연장을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평화와 교류, 지역사회 나눔을 연결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경기아트센터, 무대로 '평화' 잇고 관객과 '나눔' 잇는다

내달 13일 량성희 소해금 평화콘서트…북한 음악부터 브람스까지 한 무대

경기도극단은 관객 기부 생필품 푸드뱅크 전달…공연예술 사회적 역할 확장

연주자 량성희. 사진=경기아트센터

[경기인천본부=주간한국 최연훈 기자] 경기아트센터가 공연장을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평화와 교류, 지역사회 나눔을 연결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낯선 북한 민족악기의 선율을 통해 한반도의 역사와 평화를 이야기하는 공연을 선보이는 한편, 경기도극단 공연에서는 관객의 자발적 참여를 실제 기부로 이어가는 방식으로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넓히고 있어서다.

경기아트센터는 내달 13일 소극장에서 재일조선인 3세 연주자 량성희의 소해금 평화콘서트 ‘잇고, 있고’를 개최한다.

이번 무대의 핵심은 남북과 해외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발전한 음악을 하나의 공연 안에서 연결하는 데 있다. 공연 부제 역시 ‘접경지역에서 평화지역으로’로 정해졌다.

소해금은 전통 해금을 현대적으로 변형한 북한의 현악기로, 두 줄의 명주실 현을 사용하는 해금과 달리 네 줄의 금속 현을 갖췄다. 활을 현 사이에 끼우는 해금과 연주 방식도 다르다. 북한 관현악에서는 주요 선율을 담당하는 악기로 활용돼 왔다.

공연은 북한 가극과 기악곡을 시작으로 프랑스와 독일의 서양 클래식, 평화와 인권·역사를 다룬 음악까지 영역을 넓힌다.

1부에서는 북한 가극에 사용된 ‘울지 말아 을남아’, ‘리별의 시각은 다가오는데’를 비롯해 ‘사향가’ 등이 소해금 선율로 소개된다. 이어 포레의 ‘꿈을 꾼 후에’,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 등을 통해 서양 클래식과 소해금이 만나는 색다른 음색을 들려준다.

후반부에는 ‘내 사랑하는 꽃’, ‘회양 닐리리’, ‘종다리’ 등 북한 기악작품과 함께 문익환 목사 헌정곡 ‘그대 오르는 언덕’, 여순사건을 기억하는 ‘라그리마’ 등이 무대에 오른다. 단순한 악기 소개에 그치지 않고 분단과 역사, 기억을 음악으로 풀어내겠다는 구성이다.

연주자 량성희. 사진=경기아트센터

량성희는 일본 오카야마에서 태어나 오사카 조선학교에서 음악을 배운 뒤 평양통신제도 교육과정을 거쳐 김원균명칭평양음악대학을 졸업했다. 금강산가극단 민족관현악단 악장을 지냈으며 지난 2016년 ‘2.16예술상’ 민족현악기 부문 최고상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소해금 독주회 ‘꽃이 피다’를 통해 한국에서 첫 독주 무대를 선보였으며, 올해 4월에는 제주4·3추념식 초청 연주자로 무대에 올랐다. 제주4·3 희생자 유가족이라는 개인적 배경 역시 이번 공연이 전달하려는 역사와 평화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피아니스트 이유정이 협연하며 문화기획자이자 남북예술교류 전문가인 이철주가 해설을 맡는다. 이유정은 북한 피아노곡 ‘불꽃 튀는 일터’와 ‘북춤’도 연주할 예정이다.

관람료는 전석 1만원이며 12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경기아트센터가 주최하고 하나아트컴퍼니가 주관하며 경기도가 후원한다.

경기아트센터의 또 다른 무대에서는 공연을 매개로 한 나눔 실험도 이어지고 있다.

기부증명서(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_경기나눔푸드뱅크). 사진=경기아트센터

경기도극단은 지난 18~20일 선보인 ‘버닝 : 타오르는 삶’ 공연에서 관객들이 가져온 라면과 즉석밥 등 생필품을 모아 지난 21일 경기나눔푸드뱅크에 전달했다.

방식은 관객 참여형이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이 생필품을 기부하면 공연 티켓을 40%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해 문화 소비와 기부를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했다.

일반적인 공연 할인 제도가 가격 혜택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관람객이 직접 기부 물품을 준비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연을 보기 위한 행동이 자연스럽게 지역사회 나눔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이다.

모인 생필품은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 경기나눔푸드뱅크를 거쳐 사회복지시설과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됐다.

지난 18~20일 선보인 ‘버닝 : 타오르는 삶’ 공연에서 관객들이 가져온 라면과 즉석밥 등 생필품을 모아 지난 21일 경기나눔푸드뱅크에 전달하고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경기아트센터

경기도극단의 관객 참여형 나눔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창작희곡의 발견-낭독극’에서도 같은 방식의 할인 프로그램을 운영해 관객들이 가져온 물품을 공연 종료 후 지역사회에 전달했다.

두 사업은 형태와 내용은 다르지만 공연예술의 영역을 무대 안에만 가두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량성희의 소해금 공연이 서로 다른 음악과 역사적 경험을 연결해 평화와 교류의 의미를 환기한다면, 경기도극단의 관객 참여 기부는 공연장에서 발생한 문화적 경험을 지역사회 나눔으로 확장한다.

경기아트센터가 공연 횟수와 관객 수를 넘어 문화예술을 통해 어떤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무게를 두면서 공공 공연장의 역할 역시 공연 제작·상연 중심에서 교류와 참여, 사회적 연결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최연훈 기자 yhcho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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