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누락에 자금 차입 검토 중
작년 자본 52억여원…81% 급감
과거 체불 경험…직원 이탈 우려
민주노총 “110억 즉각 반영하라”
경기도청 전경. /사진제공=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감액 추가경정예산안 방침으로 임금 체불 위기에 직면한 경기도의료원이 결국 은행 대출 카드까지 검토 대상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가뜩이나 자본금이 급감한 상황에서 빚을 내 임금을 충당해야 할 처지에 몰리면서 내부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임금 체불 현실화 시 의료진 연쇄 이탈에 따른 도내 공공의료 진료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의료원은 이번 경기도 추경안에 110억원 상당의 지원 예산이 반영되지 않음에 따라 지정금고인 하나은행을 통해 자금을 차입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다.
차입 조건은 3년 거치 5년 상환에 연 4.49% 내외의 이율이 적용된다.
대출 실행을 위해서는 경기도와의 사전 협의를 거쳐 이사회 의결, 도 승인 신청, 금융기관 심사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의료원은 이를 근본 해결책이 아닌 '최후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
대출을 집행할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돼 의료원 재정 난국을 한층 심화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25년 결산 기준 도 의료원의 자본은 52억3000만원으로, 2024년(272억4300만원) 대비 80.9%나 폭락한 상태다.
의료원 내부에서는 대출 검토를 둘러싼 우려가 크다. 한 직원은 “체불을 막겠다며 은행 대출을 대안으로 내놓았으나, 과거 포천과 의정부병원 등에서 실제 임금이 체불된 경험이 있어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파주병원과 안성병원의 2024년 기준 의사 퇴사율은 각각 27.0%, 25.3%에 달한다. 의료진 이탈은 공공의료 서비스 질 저하로 직결된다. 경기도의회 '도 의료원 운영정상화 TF' 자료에 따르면 의료원 소속 병원의 1인 과 진료 비율은 평균 50.6%로, 10개 진료과 중 5개 이상은 의사가 1명뿐이다. 소속 의사 수 역시 2024년 대비 2025년 9월 기준 7명이 감소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도 의료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입원 환자 8.6%, 외래 환자 6.7%가 증가하고 병상 이용률이 62.0%를 기록하는 등 정상화 궤도에 오른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작 경기도가 예산 지원을 외면하면서 공공의료 인력 기반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는 공공의료 강화를 국정 핵심 과제로 제시해 온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방향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경기도의 감액 추경 여파로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당장 필요한 110억2000여만원이 추경안에 포함되지 않으면 대규모 임금 체불과 의료진 이탈로 이어져 도민 필수 공공의료 서비스가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며 예산 증액을 촉구했다.
경기도와 의료원 관계자는 “공식 검토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경훈·김혜진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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