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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임회사 아니다…크래프톤, 'AI·방산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중"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는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결정이다. 특히 기술 인재와 생태계가 집중된 미국 시장에서 AI 조직을 구축한 점은 향후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게임회사 아니다…크래프톤, 'AI·방산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중"

피지컬 AI 전면에…게임 기술, 로봇·무인체계로 확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협력 축으로 '산업 AI-방산' 연결고리 구축

미국 AI 로보틱스 조직 신설…글로벌 기술기업 모델로 재편 가속

크래프톤의 최근 행보는 더 이상 '게임사'라는 기존 정의로 설명하기 어려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단순히 신작 라인업을 확대하거나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하는 수준이 아니라, 회사의 기술 기반 자체를 산업 영역으로 확장하는 구조적 전환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AI'다. 다만 이 AI는 콘텐츠 제작을 보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산업과 물리 환경을 다루는 '피지컬 AI'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크래프톤은 최근 피지컬 AI를 핵심 신사업으로 설정하며 게임에서 축적한 인공지능 기술을 로보틱스 및 무인체계로 확장하는 전략을 명확히 하고 있다. 게임은 본질적으로 가상의 환경에서 수많은 변수를 시뮬레이션하고, AI가 인간과 유사한 판단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산업이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경로 탐색, 행동 예측, 실시간 의사결정 알고리즘은 자율주행·로봇·군집 시스템 등 현실 산업과 높은 접점을 가진다. 크래프톤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방산과의 연결이다. 크래프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협력을 통해 AI·로보틱스 기술을 방산 영역까지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 기술 협업을 넘어, 게임에서 검증된 시뮬레이션 역량을 실제 전장 환경에 적용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현대 전장은 점점 더 무인화·지능화되고 있으며, AI 기반 의사결정과 시뮬레이션 능력이 전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이 영역에 진입한다는 것은 '콘텐츠 기업'에서 '기술 기반 산업 플레이어'로의 격상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러한 흐름은 조직 개편에서도 드러난다. 크래프톤은 미국에 AI 로보틱스 조직을 신설하고, 최고경영자가 직접 이를 지휘하는 구조를 택했다. 이는 단순한 신사업 실험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 축을 AI로 재정의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는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결정이다. 특히 기술 인재와 생태계가 집중된 미국 시장에서 AI 조직을 구축한 점은 향후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크래프톤의 경쟁력은 '데이터'와 '시뮬레이션'에 있다. 게임은 수억 명의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데이터 처리 능력과 시뮬레이션 기술은 로봇 제어, 군집 행동 분석, 무인 시스템 운영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특히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과 AI 결합은 향후 로보틱스 산업에서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크래프톤이 보유한 기술 자산은 이 분야로의 확장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비교 대상으로는 앤두릴이 거론된다. 앤두릴은 AI와 센서,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방산 영역에서 빠르게 성장한 기업으로, 기존 방산업체와 다른 기술 중심 접근으로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크래프톤 역시 유사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크래프톤은 이미 대규모 이용자 기반과 콘텐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순수 기술 스타트업과는 다른 확장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존재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게임의 역할 재정의'다. 크래프톤에게 게임은 더 이상 최종 제품이 아니라 기술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AI 알고리즘, 물리 엔진, 사용자 인터랙션 기술을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검증하고 이를 산업 영역으로 이전하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반도체 기업들이 소비자 제품을 통해 기술을 검증한 뒤 산업 시장으로 확장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물론 단기간에 방산·로보틱스 기업으로 완전히 자리 잡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기술 검증, 규제, 산업 진입 장벽 등 넘어야 할 변수도 적지 않다. 그러나 크래프톤의 전략은 '완성된 결과'를 목표로 하기보다 '기술 축적과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단기 실적보다 장기 구조 변화를 겨냥한 접근으로,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선택하는 성장 방식이다.

결국 크래프톤의 변화는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이 회사의 정체성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답은 명확하다. 게임은 출발점일 뿐이다. AI, 로보틱스, 방산으로 이어지는 기술 확장 구조 속에서 크래프톤은 '콘텐츠 기업'이 아니라 'AI 기반 산업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그리고 이 전환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크래프톤은 국내 게임 산업을 넘어 전혀 다른 차원의 글로벌 경쟁 무대에 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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