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원팀…여야 내홍 극심
김민석, 당내 기강 확립 강수
친정청래계 지도부에 견제구
장동혁 대표 사퇴론 정면돌파
윤리위 현역 징계 표적 논란도
주도권 확보 물밑 싸움 격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일제히 ‘단합’을 부르짖고 있으나 당 내부에 잔재한 계파 간 갈등과 주도권 다툼으로 깊은 진통을 겪고 있다.
여야 모두 차기 총선과 지방선거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겉으로는 ‘원팀’을 표방하고 있지만 지도부 내부의 실질적인 권력 지형과 공천권을 둘러싼 밑바닥 신경전은 날로 격화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당대회를 마치고 새 지도부를 꾸렸으나 전대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간 응어리가 여전히 소멸하지 않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부산광역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계파는 없고 고려하지 않겠다”며 “지도부는 밖을 향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단합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내 기강 확립을 위해 비공개 회의 사안 유출 시 퇴출이라는 강수를 두며 규율 확립을 당부했다.
그러나 실상 지도부 내부에서는 친명계와 비명계 혹은 친정청래계 간의 팽팽한 견제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3명을 차지하며 세를 과시한 친정청래계의 최민희 수석최고위원은 같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지도부 구성을 두고 “당심을 민심이 견제한 절묘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최 수석최고위원은 나아가 청년 최고위원의 민주적 선출과 의원총회 공개를 요구하는 등 신임 대표를 향해 직접적인 견제구를 던졌다. 지도부 구성 직후부터 불거진 이러한 미묘한 균열은 향후 당 운영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언제든 분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의힘의 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국민의힘은 최근 지난 지방선거 이후부터 수개월간 누적돼 온 지도부 책임론과 사퇴론이 다시 수면 위로 분출하며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유튜브 펜앤마이크TV에 출연해 당내 중진들의 사퇴 요구에 “나는 희생하기 싫고 대표 한 명 죽여서 다음 총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으로 어떻게 승리하겠느냐”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장 대표는 중진들의 용퇴와 불출마 선언을 강력히 촉구하는 동시에 대대적인 당협위원장 물갈이 구상을 제시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 같은 지도부의 강경 기조는 당 윤리위원회의 현역 의원 징계 심의와 맞물려 계파 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비당권파 성향의 징계 대상에 오른 조경태 의원은 “지도부의 표적 징계이자 보복 징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진종오 의원 역시 윤리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비당권파 세 결집에 나섰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지지층 결집을 도모했으나 지도부 사퇴를 둘러싼 당내 비판 세력과의 대립각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야의 이 같은 내홍은 단순한 세력 싸움을 넘어 향후 차기 선거 공천권과 당권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당대회 후폭풍 속에서 당 지도부 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계파 간 신경전이 표출되고 있고,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이후 계속된 사퇴론 속에서 쇄신과 징계를 고리로 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대립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으로 치닫고 있다. 결국 여야 모두 ‘통합’이라는 수사를 내세우고 있으나 내부의 구조적 갈등 요소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당분간 불협화음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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