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 [사진: 컴투스]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컴투스가 글로벌 팬덤이 검증된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지적재산권(IP) 3종을 동시에 확보했다. 원작 단계에서 이미 글로벌 팬덤을 확보한 외부 IP를 성장축으로 삼아 중장기 사업 기반을 넓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컴투스가 개발 중인 일본 애니메이션 IP 기반 신작은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 ▲가치아쿠타: 더 게임(가제) ▲A랭크 파티를 이탈한 나는, 전 제자들과 미궁 심부를 목표로 한다(이하 A랭크 파티) 등 3종이다. 세 타이틀 모두 지난달 28~29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애니메 재팬 2026'에 출품돼 글로벌 팬들과 접점을 넓혔다.
출시가 가장 임박한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는 TV 애니메이션 '도원암귀'를 원작으로 한 턴제 RPG다. 원작 만화는 발행 부수 550만부를 돌파했으며, TV 애니메이션은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TV 시리즈 부문 5위를 기록했다. 컴투스는 올해 하반기 초중반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가치아쿠타: 더 게임'은 코단샤 '주간 소년 매거진' 연재 만화를 원작으로 한 서바이벌 액션 RPG로, PC·콘솔 플랫폼을 겨냥해 내년 출시가 목표다. 이번 애니메 재팬에서 처음 발표된 'A랭크 파티'는 라이트 노벨을 시작으로 코믹스와 TV 애니메이션으로 확장된 시리즈 누계 180만부의 IP다. TV 애니메이션 2기가 현재 제작 중이며, 컴투스는 코단샤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개발 및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는다. 세 타이틀은 모바일 턴제 RPG부터 PC·콘솔 액션 RPG까지 장르와 플랫폼을 달리해 구성됐다.
컴투스 '가치아쿠타: 더 게임' [사진: 컴투스]
◆모바일 수출 3년 감소…외부 IP 전략 강화
이 같은 행보는 컴투스의 실적 흐름과 직접 맞닿아 있다.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수출 매출은 2023년 4098억원에서 2024년 3851억원, 2025년 3489억원으로 3년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같은 기간 국내 모바일 매출이 1357억원에서 1954억원으로 늘었지만 전체 게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 감소세를 상쇄하기엔 충분하지 않았다. 2025년 전체 매출은 6964억원으로 전년(6939억원)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다.
컴투스는 그간 '서머너즈 워' 시리즈를 핵심 수익원으로 삼아왔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자체 IP의 성장 여력이 정체되는 국면에서 이미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외부 IP를 끌어와 흥행 리스크를 낮추려는 판단이 이번 외부 IP 확대의 직접적 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남재관 대표는 지난 2월 12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6년에는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준비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며 '도원암귀', '가치아쿠타' 등 글로벌 IP 기반 신작을 2026년 핵심 과제로 직접 제시했다. 기존 '서머너즈 워'와 야구 게임 라인업이 안정적 수익 기반을 제공하는 구조에서 외부 IP를 통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끌어내겠다는 방향이다.
컴투스 'A랭크 파티를 이탈한 나는, 전 제자들과 미궁 심부를 목표로 한다' [사진: 컴투스]
◆코단샤 반복 협업·현지화 역량·R&D…실행 기반 구축
전략을 뒷받침하는 실행 기반도 갖춰지고 있다. 우선 일본 현지화 역량이다.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의 경우 컴투스재팬이 일본 시장에서 20년 이상 활동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세 타이틀 모두 일본 애니메이션·만화가 원작인 만큼 일본 팬덤을 1차 타깃으로 삼고, 이후 글로벌로 확장하는 구조다. 일본 현지 법인의 네트워크가 이 과정에서 진입 발판으로 기능한다.
IP 파트너십도 심화하고 있다. 컴투스는 '가치아쿠타'에 이어 'A랭크 파티'까지 코단샤 IP를 연달아 확보하며 두 번째 협업을 성사시켰다. 코단샤는 주간 소년 매거진 등을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가진 다수의 만화·라이트노벨 IP를 보유한 일본 대형 출판사다. 단발성 계약에 그치지 않고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술 투자도 이 전략과 직결돼 있다. 2025년 사업보고서의 연구개발 실적에는 '도원암귀 LoRA 학습모델 및 캐릭터 통합데이터셋 구축', '가치아쿠타 커스터마이즈 제작 툴 연구', '디퓨전 모델 조합을 통한 서브컬처 캐릭터 연구', 'FMV 서브컬처 스토리 기반 기획 연구' 등 애니메이션 IP 게임 개발과 직결된 항목들이 포함됐다. 외부 IP 기반 게임에 생성형 AI를 접목해 제작 효율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의도다. 컴투스의 연구개발비는 2025년 1363억원으로 전년(1190억원) 대비 14.6% 늘었으며, 영업수익 대비 비율도 17.1%에서 19.6%로 상승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지화 역량과 파트너십, 기술 투자까지 실행 기반은 갖춰지고 있다"며 "결국 각 타이틀이 원작 팬덤의 기대 수준에 부응하는 완성도를 갖추느냐가 전략 전체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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