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초부터 커머스 특화 AI 에이전트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색창에 상품명을 넣고 가격과 후기를 따로 찾아야 했던 쇼핑을 대화형 추천·비교·구매로 바꾸려는 시도다. 한국 소비자는 다른 나라 소비자와 달리 검색·가격 비교·후기 검증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인다. AI가 이 과정을 간소화하면 구매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29일 관련 업계에 의하면 네이버는 2월 26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서 ‘쇼핑 AI 에이전트 베타 버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이보다 앞선 1월 카카오톡 선물하기 랭킹 탭과 상세 화면에 AI를 접목했다. 또 3월 17일에는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출시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월 12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나나의 다양한 시나리오 중 커머스 비중이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국내 양대 IT 포털 기업이 모두 커머스 중심 AI 에이전트 구현에 집중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글로벌 커머스 광고 플랫폼 크리테오가 한국인 1000명을 포함해 글로벌 8개국 소비자 6800명을 조사한 결과 한국 소비자는 외국 소비자보다 쇼핑용 AI 에이전트에 많은 기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응답자 69%는 AI 에이전트가 쇼핑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것으로 봤다. 이는 글로벌 평균(58%)보다 11%p 높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도 명확하다. 실제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쇼핑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을 하기 위해 검색엔진을 활용하는 비율은 한국이 53%로 글로벌 평균 40%보다 높았다.
구매 전 온라인에서 가격을 비교하는 비율도 한국이 73%로 글로벌 63%보다 10%p 높게 조사됐다. 오프라인 쇼핑을 하면서도 핸드폰으로 리뷰·평점을 확인하는 비율 역시 한국이 64%로 글로벌(49%)보다 15%p 높았다.
글로벌 AI 에이전트 대비 네이버·카카오가 보유한 상대적 강점은 리뷰·평점 부분으로 보인다. 글로벌 소비자는 AI 에이전트가 여러 판매처의 가격과 재고 비교 기능을 가장 신뢰하는 요소(46%)로 봤다.
반면 우리나라 소비자는 검증된 구매자의 후기와 평점(56%)을 중요시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오랫동안 자체적으로 쌓아온 리뷰와 평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챗GPT, 제미나이 등 글로벌 빅테크의 AI 에이전트보다 유리한 부분이다.
두 기업 대표들의 발언에서도 의도가 확인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3월 2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연내 쇼핑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할 예정이다”라며 “네이버가 축적해 온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와 스마트스토어 운영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네이버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최적화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역시 3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카나나 모델은 이용자 대화 맥락을 읽고 그 맥락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제시한다”며 “커머스(쇼핑)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로 연결되는 시나리오를 넓혀 나중에는 수익도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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