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글로벌 기업들과 직접 만나 2026년 개인정보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국경 간 데이터 이동 제도 정비에 나섰다. 이번 간담회는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암참) 초청으로 3월 13일 열렸으며, 국내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글로벌 사업자들이 참석했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자리를 통해 AI 시대에 맞는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체계 혁신 방향을 공유하고, 해외 사업자들의 현장 의견을 들었다.
이날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2026년 개인정보 핵심 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 디지털 서비스 확산과 글로벌 데이터 경제 성장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전한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을 위한 전략적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관련 제도를 국제 기준에 맞게 손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국내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서비스 환경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개인정보위가 제시한 핵심 과제는 국외이전 제도 정비다. 개인정보위는 표준계약조항과 구속력 있는 기업규칙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안전한 국외이전 수단을 도입하고, 국외이전 영향평가를 포함한 추가 보호조치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과 클라우드, 금융, IT 서비스 기업들이 한국 이용자 데이터를 해외에서 처리하거나 이전하는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겠다는 의미다.
간담회에는 글로벌 플랫폼, IT,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참석해 개인정보 보호 정책과 제도 운용에 관한 현장 의견을 전달했다. 송 위원장은 질의응답을 통해 한국 개인정보 보호법에 대한 기업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한편, 해외 기업들에도 국내 법과 제도를 충실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으로 CEO 책임 강화와 관리체계 보완이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글로벌 사업자와의 직접 소통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한미 간 데이터 협력 필요성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한국과 미국이 모두 AI를 핵심 경제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데이터 거버넌스와 국경 간 데이터 이동 분야에서 상호운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기업 민원 차원을 넘어, AI 산업 경쟁력과 데이터 규범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였음을 보여준다.
송 위원장도 데이터가 국경을 넘어 흐르는 디지털 경제 시대에는 국가 간 신뢰 기반 데이터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다양한 산업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양국의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함께 고려한 데이터 교류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간담회는 글로벌 기업의 규제 이해를 돕는 자리를 넘어, 한국의 개인정보 규율 체계를 국제 데이터 이동 질서와 어떻게 연결할지 방향을 제시한 첫 현장 행보로 볼 수 있다.
기사 관점에서 보면, 이번 만남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개인정보위가 해외 사업자를 상대로 한국의 보호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도 제도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 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AI 확산과 데이터 국외이전 증가에 맞춰 한국형 개인정보 보호체계를 글로벌 규범과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더 분명해졌다는 점이다. 향후 표준계약조항, 구속력 있는 기업규칙, 국외이전 영향평가 등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될지가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산업계 모두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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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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