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빈 논스클래식 대표가 14일 서울 강남구 하나증권 THE센터필드에서 열린 이더리움 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이담 기자
"한국은 글로벌 톱(top) 거래 시장이지만 이더리움 프로토콜 기여도는 미미했습니다."
강유빈 논스클래식 대표가 14일 서울 강남구 하나증권 THE센터필드에서 열린 이더리움 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더리움 코리아 컨소시엄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가격만 보는 소비시장 탈피 선언...비탈릭도 주목
강 대표는 한국이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소비 시장'에 머물러온 원인으로 투자 중심의 시장 인식, 로컬 체인으로의 개발자 분산, 규제 불확실성, 글로벌 프로토콜과의 연결 부재를 꼽았다. 한국은 글로벌 상위권 거래량을 자랑하는 시장이지만 코어 개발이나 오픈소스 기여, 기술 생태계 빌딩 참여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는 진단이다. 가격 등락에 따라 코인의 가치를 평가하는 투기적 문화가 짙게 자리 잡은 반면 프로토콜을 함께 만들어가는 생태계 기여자로서의 역할은 미진했다는 것이다.
이어 강 대표는 다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더리움 메인 네트워크인 레이어1(L1) 위에서 거래를 대신 처리해 속도를 높이고 수수료를 낮추는 보조 네트워크, 레이어2(L2)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대규모 트랜잭션을 수용할 수준의 확장성이 확보됐다.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이더리움을 단순 투자 자산이 아닌 핵심 인프라 자산으로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스테이킹·트레저리 운용 측면에서 이더리움 도입을 실제로 검토하는 기관이 늘고 있는 만큼 한국도 단순 관망을 넘어 프로토콜 성장에 기여해야 할 시점이 왔다는 설명이다.
이날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영상 축사를 통해 영지식증명(ZK·Zero-Knowledge Proof) 기술과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이더리움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짚었다. 영지식증명은 정보를 직접 공개하지 않고도 해당 정보가 사실임을 증명할 수 있는 암호 기술이다. 보안성과 처리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차세대 블록체인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이 기술들이 이더리움 기반 애플리케이션 구축 방식과 L1·L2 결합 설계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개발자, 기존 기업, 신규 진입 기관이 협력해 자유롭고 안전한 금융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아드리안 리 이더리움 재단 아시아 협력 담당은 아시아의 언어·문화적 파편화를 지적하면서 이더리움의 핵심 강점으로 '다원주의'를 제시했다. 소규모 개발자든 대형 금융기관이든 각자에게 맞는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유연성이 이더리움의 본질적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영상으로 축사를 전달하는 비탈릭 부테린 /사진=최이담 기자
10개사 4개 축으로 뭉쳐
컨소시엄은 4개 카테고리, 10개 멤버사로 구성됐다. 에코시스템 커뮤니티 분야에서 논스클래식·디커이즈이드·크립토플래닛이, 인프라 분야에서 라디우스·노드인프라·써니사이드랩스가 참여한다. 기관 브릿지 역할은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보유한 DSRV·웨이브릿지가, 미디어·콘텐츠는 포필러스·티커이즈이드가 맡는다. 논스클래식과 디커이즈이드가 공동 리더를 맡아 컨소시엄 전반을 이끈다.
재원은 '이더리움 재단 ESP 그랜트'와 '멤버사 후원금' 두 축으로 구성된다. 후원금의 절반은 국내 개발자·빌더 커뮤니티 그랜트로 집행되며 이더리움 공공재 생산에 투자될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금융기관을 직접 멤버로 참여시키는 대신 빌더·개발자 커뮤니티가 중심이 돼 기관을 연결하는 '코디네이션 레이어' 역할을 맡겠다는 구상이다.
컨소시엄이 내세운 목표는 국내 이더리움 플래그십 컨퍼런스 개최, 기관·정책 네트워크 허브 구축, 빌더 커뮤니티 생태계 확장 세 가지다.
첫 번째 이정표는 이달 16일 열리는 '이더리움 코리아1'이다. 미래에셋증권·하나증권·KB증권 등 전통 금융권과 카카오뱅크·토스 등 핀테크 기업, 아비트럼·옵티미즘 등 글로벌 플레이어가 연사로 참여해 이더리움의 실질적 활용 방안을 논의한다.
이후 9월에 플래그십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이틀 이상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하루는 국내 빌더 전용 프로그램으로, 또 하루는 기관과의 논의 자리로 각각 운영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소비 중심에서 기여 중심으로, 시장 중심에서 인프라 중심으로, 단기 관점에서 장기 관점으로 국내 이더리움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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