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평균 1493원·연중 1461원...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 근접
창구 1530원·공항 1570원...체감 환율 급등, 원화 약세 주요국 상위권
금리인하 기대 소멸·유가 110달러...1500원 '뉴노멀' vs 1400원 반락
지난 20일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 (사진=신한은행)/뉴스후플러스
중동 전쟁이 촉발한 고유가 충격과 외국인 자금 이탈이 맞물리며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을 돌파
했다. 달러 약세 국면에서도 원화만 낙폭을 키우는 비정상적 흐름이 나타났고, 시장은 즉각 '뉴노멀' 논쟁에 들어갔다.
환율이 단기 과열의 정점인지, 아니면 구조적으로 레벨이 올라간 것인지—외환시장은 지금 방향을 가르는 분기점 위
에 올라섰다.
◇ 1500원 돌파·이틀 연속 마감...외환위기 이후 최고, 체감 1570원
지난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6일 1501.00원으로 출발하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1500원을 넘어섰다. 이후 19일(1501.0원), 20일(1500.6원) 종가 기준 이틀 연속 1500원대에 안착
했다.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이다.
주간 평균 환율은 1493.29원으로 집계
됐다. 이달 평균은 1483.4원으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3월(1488.87원)에 근접했고, 올해 평균 1461.0원 역시 분기 기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야간거래에서도 상승 압력은 꺾이지 않았다.
환율은 1504.70원에 마감했고, 장중 1505.50원까지 치솟았다. 저점은 1487.0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18.50원에 달했다.
문제는 체감 환율이다. 은행 창구 현찰 환율은 1532.86원, 공항 영업점에서는 1570원까지 뛰었다.
환전 스프레드가 더해지며 실수요자의 부담은 이미 1500원 중후반대에 고착됐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구간에서도 원화는 오히려 하락했다. 달러인덱스가 1% 떨어지는 동안 원화 가치는 0.48% 하락했다. 유로, 엔, 파운드 등 주요 통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인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주요국 통화 가운데서도 상위권 약세다.
◇ 고유가·외인 30조 매도·금리 역전...1550~1600원 상단 열렸다
환율 상승은 단일 요인이 아니라 충격의 중첩이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12.19달러, WTI는 98.32달러까지 치솟았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그대로 환율로 전이됐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속도까지 붙었다. 외국인은 5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29조9688억원을 순유출했다. 단기간에 쏟아진 자금 규모로는 이례적이다. 여기에 미국 통화정책이 방향을 틀었다. 연준의 금리 동결 이후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는 사실상 사라졌다.
실제
금리선물시장은 연내 인하 가능성을 한 자릿수로 낮췄고, 일부 구간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
하기 시작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하고, 이는 통화정책 기대를 금리 인하에서 인상 가능성으로 반전시키며 달러 강세를 부추긴 결과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이 에너지 인프라로 확산될 경우 공급 충격이 더해지면서
환율 상단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전망은 점점 상단을 높이고 있다. 에너지 시설 타격이 현실화될 경우 1550원, 전쟁이 통제되지 않으면 1600원까지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1500 뉴노멀 vs 1400 회귀...환율은 구조 전환 기로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환율이 단순히 올랐느냐가 아니라, '레벨이 바뀌었느냐다. 고유가와 달러 강세, 외국인 자금 유출이 동시에 지속될 경우 1500원대는 일시적 고점이 아니라 새로운 기준선
이 될 수 있다. 이른바 '뉴노멀' 시나리오다.
반대로, 과열 조정 가능성도 존재한다. 1500원은 기술적 저항선에 해당하는 구간으로, 전쟁 긴장이 완화되고 유가가 안정될 경우 환율은 1400원대로 되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환율의 방향은 유가와 전쟁, 금리라는 세 변수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꺾이면 상승 압력은 완화되겠지만, 세 요인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환율 상단은 추가로 열릴 수밖에 없다.
외환당국은 구두 개입과 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글로벌 채권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 반도체 중심 수출 회복은 제한적 하방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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