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군사력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믿는 트럼프.
미국의 대표적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트럼프의 “AI가 군사력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는 선언과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CSIS가 지난 1월 공개한 보고서 ‘AI와 대전략: 자제의 명분(AI and Grand Strategy: The Case for Restraint)’에 따르면 에리카 로너건 컬럼비아대 교수와 퓨처스랩 벤저민 젠슨 CSIS 소장은 AI 시대의 본질은 오히려 ‘자제 전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군사적 개입과 패권 유지에 집착하기보다 외교·경제적 관여를 앞세우고, 동맹 관계가 초래할 수 있는 전쟁 연루를 경계하는 전략이다.
이들 전문가는 AI가 특정 국가에 의해 독점되기 어려운 범용 기술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중국이 AI 분야에서 우위를 확보하려 해도 미국의 실존적 위기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AI는 여러 권력 중심지 간 균형을 만들어내며, 이는 핵무기 보유국 간 ‘공포의 균형’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군사적 확장보다 안정적 균형 유지가 더 합리적이라는 논리다.
AI 경쟁의 초점은 군사력보다 경제적 생산성과 기술 생태계 주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규모는 이미 국방예산을 압도한다.
아마존, 구글, 메타, 소프트뱅크·오픈AI·UAE 국부펀드 합작법인 스타게이트 등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독일 GDP를 넘어섰다. 이는 국가 간 군사동맹보다 국가-기업-국부펀드 네트워크가 새로운 동맹 구조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AI 시대의 안보 핵심은 영토 방어가 아니라 데이터, 컴퓨팅 파워, 반도체, 에너지 같은 투입 요소 확보다. 그러나 이 요소들은 특정 국가가 독점할 수 없다.
첨단 반도체는 한국·대만·네덜란드·일본이 공급을 주도하고, 핵심 광물은 중국이 통제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봉쇄와 제재보다 글로벌 공급망 접근을 유지하는 외교·경제 전략을 우선해야 한다.
AI 발전은 글로벌 인재와 데이터 접근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토착주의적 폐쇄성은 이를 가로막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AI 규제 완화와 에너지 투자 확대는 자제 전략과 맞닿아 있지만, 이민 제한과 관세 강화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전문가들은 “자제 전략이 AI 시대의 대전략이 되려면 개방성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한다.
AI 시대의 대전략은 단순한 군사적 패권 경쟁이 아니다. 오히려 경제·외교적 관여, 글로벌 공급망 접근, 개방성 유지가 핵심이다. AI는 군사적 확장보다 균형과 자제를 요구하는 기술이며, 새로운 동맹은 국가·기업·국부펀드가 얽힌 느슨한 네트워크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CSIS 보고서는 “AI는 게임의 본질과 플레이어마저 바꾸고 있다”며, “결국 AI 시대의 승자는 군사적 힘을 과시하는 국가가 아니라, 개방성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생태계를 주도하는 국가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 재외동포신문
장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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