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오전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AFP, 연합]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휴전 연장 기대로 완화되면서, 글로벌 크레딧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을 떠나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회사채 매입 비중을 늘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JP모건 체이스 자료에 따르면 4월 중순까지 투자자들은 투자 등급 중 최하위인 BBB 등급 채권을 5억 달러 순매수한 반면, 상위 등급 채권은 73억 달러 순매도했다. 자금 이동의 결과로 BBB 등급과 A 등급 회사채 간의 스프레드 격차는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이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러한 자금 이동은 하위 등급 기업들의 실적 펀더멘털이 뒷받침하고 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첫 100개 기업 중 S&P 글로벌 기준 BBB 등급 기업들은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를 9.3% 상회하며, A 등급 이상 기업의 상회 폭(6.2%)을 크게 웃돌았다.
진 타누조 컬럼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츠 글로벌 책임자는 "해당 발행사들은 재무상태표를 잘 관리하며 신용도를 개선해 왔다"며 "BBB 영역에는 분명한 가치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 조짐 역시 유통 및 발행 시장 전반의 매수세를 촉발했다. 10일간의 휴전 기간 중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의사를 밝히는 등 영구적 평화 협정에 대한 기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미국 우량채 시장에서는 이번 주 은행 주도하에 예상 발행량을 40% 이상 웃도는 약 580억 달러의 채권이 발행됐다.
존 커런 프린서플 에셋 매니지먼트 책임자는 "증가한 발행량에 맞춰 수요가 유지되며, 시장이 공급 물량을 질서 있게 소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기등급(정크본드) 시장에서도 하이일드 채권에 작년 6월 이후 최대 규모인 28억 달러가 유입됐으며,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일주일 간격으로 총 27억5000만 달러의 채권 조달에 성공했다.
다만, BBB 등급 채권의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인 고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는 시장의 경계감도 뚜렷해지고 있다. 토니 트르친카 임팩스 에셋 매니지먼트 매니저는 "현재 BBB 등급은 고평가(rich)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기술 기업들의 급격한 레버리지 확대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BBB 등급인 오라클의 경우 아직 수익 창출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AI 분야 투자를 위해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며, 은행을 제외한 블룸버그 미국 우량 회사채 지수 내 최대 차입자로 등극했다.
이에 따라 주요 펀드 매니저들은 분쟁 완화에 따른 전반적인 낙관론 속에서도 AI 관련 부채가 급증한 발행사에 대해 선별적인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
진 타누조 책임자는 "AI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 레버리지를 급격히 늘리는 것을 경계한다"며 유틸리티, 에너지, 통신 기업 위주로 가치를 탐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런 책임자 역시 "부채를 축소(디레버리징)하고 탄탄한 재무상태표와 업계 지위를 갖춘 발행사들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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