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국회의사당 레이번 하원 사무실 건물에서 열린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증언하고 있다. 베센트 장관이 재무부에 52억 달러 규모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도록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월요일에 2023년 이후 처음으로, 그리고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두 번째로 5%를 넘어섰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5%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긴축 충격이 아니라 견조한 성장과 높은 물가,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부담이 겹친 결과로 보고 있다. 다만 금리가 더 오를 경우 주식시장 조정과 인공지능(AI) 투자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경계도 커지고 있다.
17일 국제금융센터(KCIF)가 내놓은 '미 국채금리 5% 상회 관련 해외시각 점검'에 따르면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5일 연 5.00%로 마감한 데 이어 16일 5.02%까지 올랐다.
2023년 10월과 이달 14일에도 장중 5%를 넘은 적은 있지만 종가 기준으로 5%를 상회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연초 4.17%와 비교하면 85bp(1bp=0.01%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금리 상승 배경으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강화와 고유가, 재정적자, 국채 공급 부담이 동시에 거론됐다. Fed는 16일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00%로 조정했고 점도표를 통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5% 돌파는 '경기 강함'의 신호이기도
해외 기관들 사이에서는 10년물 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NG와 CreditSights 등은 물가와 재정적자, 채권 공급 부담이 이어질 경우 5.25~5.5%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뒀다.
Standard Bank는 연말 5.2%, 내년 1분기 5.3%를 전망했다. 반면 투기적 채권 매도 포지션이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한 만큼 금리 상승이 정점 부근에 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국제금융센터는 "현재의 높은 국채금리는 견조한 명목성장과 목표를 웃도는 물가를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며 "금리 수준 자체를 반드시 해소해야 할 문제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정리했다.
미국의 명목성장률은 약 6%로 10년물 금리를 웃돌고 있으며, 최근 금리 상승도 기대인플레이션보다 실질금리 상승의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수준'보다 상승 속도와 지속기간
시장에 더 중요한 변수는 금리의 절대 수준보다 상승 속도와 고금리가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Bloomberg 설문에서 응답자의 약 30%는 10년물 금리 5.00~5.25%를, 22%는 5.25~5.5%를 주가가 고점 대비 10% 조정받을 수 있는 구간으로 지목했다.
금리가 더 오르면 채권의 상대적 투자매력이 높아져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할 경우 전통적인 분산투자 효과도 약화될 수 있다.
특히 AI 투자에 미칠 영향이 핵심 변수로 꼽혔다.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진 AI 기업의 경우 자본비용 상승이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 확대를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Societe Generale은 10년물 금리가 5.5~6%까지 오를 경우 성장률이 함께 개선되지 않는다면 차입에 의존한 AI 투자의 경제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금리가 곧바로 주식 강세장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Wolfe Research는 AI의 성장 동력과 견조한 기업이익, 경기 흐름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 직후 주가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상승장 종료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Barclays도 금리 상승에도 주식시장이 버틴 배경으로 기업이익 증가를 꼽았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장기금리가 높은 물가와 국채 공급 부담, AI 투자에 따른 견조한 경기 여건을 배경으로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유가가 안정되더라도 재정적자와 수급 부담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국제금융센터는 "향후 시장 관심이 재정적자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재정 우려가 다시 부각될 경우 장기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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