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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故 최불암, 눈물의 장례 미사…연기에 모든 것 바친 ‘국민 아버지’ 잠들다 [쿠키 현장]

2일 서울 여의도동 여의도성당에서 엄수된 고 최불암의 장례미사가 끝난 뒤 운구행렬이 성당을 나서고 있다.

2일 서울 여의도동 여의도성당에서 엄수된 고 최불암의 장례미사가 끝난 뒤 운구행렬이 성당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예계 큰 별이 졌다. 시청자와 함께 울고 웃으며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87세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아내 김민자를 비롯한 유족과 김혜수, 송일국, 유인촌 등 후배 배우들은 고인을 눈물로 배웅했다. 신도들, 시민들도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최불암의 장례 미사가 2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동 여의도성당에서 열렸다. 이날 오전 7시40분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엄수한 데 이어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미사가 봉헌됐다.

최불암은 2018년 10월 염 추기경 주례로 세례를 받은 바 있다. 세례명은 프란치스코다. 이웃을 사랑한 성 프란치스코의 삶을 닮고 싶다는 뜻으로 고인이 직접 정했다.

이날 영정은 고인의 손자가 들었고, 방송인 김경란, 배우 강석우, 김혜수, 박철민, 송일국, 신현준, 유인촌, 정준호, 가수 앤디, 임형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특히 사흘간 빈소를 지켰던 김혜수는 몸을 가누기 힘든 듯 부축을 받으며 계단을 올랐다.

본당에 들어선 염수정 추기경은 “최영한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푸근한 미소와 어진 모습을 이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며 “고인은 어렵게 살았던 시절 위로와 희망을 줬다. ‘수사반장’ 박영한 반장, ‘전원일기’ 김민재, 그리고 ‘한국인의 밥상’을 통해 정성 듬뿍 담긴 우리네 밥상을 알려주시던 국민 아버지이자 국민 배우였다”고 밝혔다.

또한 “형제님은 일생을 오직 연기자로서 한 길을 걸으며 우리 사회 소외된 이웃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고 벗이 돼 주셨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연기에만 오롯이 바쳐 국민의 희로애락을 같이 하셨다”며 “평생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형제님이 하느님의 은총 속에 영원한 생명을 누리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염수정 추기경이 2일 서울 여의도동 여의도성당에서 고 최불암 장례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고별사는 장례위원장인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맡았다. 최불암은 생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전국 후원회장 등을 역임하며 해당 기관과 오랜 인연을 맺었다.

황 회장은 “어린 시절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셨던 후원회장님은 ‘전원일기’를 통해 아버지의 역할을 배웠다고 하셨다. 그러나 아버지의 모습을 연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1981년 ‘전원일기’에서 금동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자 시청자들은 칭찬의 전화와 편지를 보내왔다. 작가가 쓴 이야기를 연기했을 뿐인데 좋은 일을 한 것처럼 칭찬받는 것이 부담스러우셨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를 돕고자 하셨고, 반세기 가까이 이어진 초록우산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연기로 보여주신 좋은 어른의 모습을 실제 삶으로 이어가신 것”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임형주는 추모곡으로 ‘아베 마리아’를 불렀다. 그는 고인을 ‘이모부’라 칭하며 각별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애도의 마음을 눌러담은 그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장내는 일제히 고요해졌다.

미사가 끝난 뒤 김혜수, 임형주는 유족을 안으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김경란과 앤디도 오열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신현준과 유인촌 역시 운구차 앞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끝까지 지켰다.

이후 추모 행렬은 오전 10시40분 고별 행사가 열리는 서울 무교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로 이동했다. 임직원들이 고인의 영정을 맞이하고 직원 대표가 추도사를 낭독할 예정이다. 이어 재단 1층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헌화하고, 장지인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경원으로 향한다.

1939년생인 최불암은 1959년 연극 ‘햄릿’으로 데뷔했고, 1965년 국립극단 단원이 되면서 연기 활동을 본격화했다. 대표작은 MBC 드라마 ‘수사반장’과 ‘전원일기’다. 이를 포함해 드라마 130여 편, 영화 90여 편에 출연하며 ‘국민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2011년부터 KBS1 '한국인의 밥상' 진행을 맡았으며 약 14년간 매주 시청자를 만났다. 그러나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하차했다. 재활치료에 힘썼으나 회복은 쉽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결국 건강 악화로 지난 10월29일 오후 10시30분 별세했다.

정부는 한국 대중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평생 나눔을 실천한 고인의 공로를 기려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에게 주는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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