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메타플랫폼스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업 마누스 인수를 불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타는 '제2의 딥시크'라고 불리는 마누스를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사진 제공=메타
27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성명을 통해 메타의 마누스 인수 철회를 명령했다. NDRC는 이번 결정이 관련 법규에 따른 것이라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메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거래가 관련 법을 준수했다고 강조하며 중국 당국의 조사 관련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AI 분야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앤트로픽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메타에 타격이 될 수 있다. 마누스는 AI 에이전트 분야에서 뒤처졌던 메타가 단숨에 선도적 위치로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마누스의 AI 에이전트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분석부터 영업 제안서 작성까지 복잡한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마누스는 지난해 3월 중국에서 출범했다. 모회사 버터플라이이펙트는 실리콘밸리 벤치마크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7500만달러를 조달하며 5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해당 투자는 민감 기술 투자 제한 위반 가능성으로 미 재무부의 조사를 촉발하시도 했다. 이후 7월 마누스는 중국 인력을 싱가포르로 이전하며 수십명을 감원했고 연간환산매출(ARR) 1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12월 메타가 인수 사실을 발표했다.
싱가포르 소재 DZT리서치의 케 얀 기술 애널리스트는 "이번 마누스 거래 차단은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마누스는 싱가포르 법인이었고 창업자도 현지에 있는데도 차단됐다"며 "중국 당국이 법적 소재지가 어디냐가 핵심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누스 경영진과 직원들이 이미 메타에 합류한 만큼 이번 결정에 메타가 어떻게 대응할지 확실하지 않다. 마누스 직원들은 싱가포르 메타 사무실로 이동했고, 텐센트, 젠펀드 등 기존 투자자들은 이미 투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NDRC의 결정은 중국 AI 업계에도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당초 메타의 마누스 인수는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중국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로 평가됐지만 이후 지정학적 경쟁국인 미국으로 핵심 기술이 넘어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중국 당국은 마누스와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 직후 이 거래는 불법 외국인 투자 및 기술 수출 여부에 대한 조사 대상이 됐다.
NDRC 등 규제기관들은 최근 문샷AI, 스텝펀 등 주요 AI 기업에 명시적 승인 없이 투자 라운드에서 미국 자본을 받지 말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규제 당국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에도 유사한 제한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에서의 자금을 차단해 지난 20년간 중국 기술 산업을 지탱해온 벤처 투자와의 단절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 또한 이는 해외에 설립된 중국 기업인 '레드칩'의 홍콩 기업공개(IPO) 제한 결정에 더해지는 것으로 중국 기업들이 해외 상장을 통해 외국 자본을 유치해온 기존 전략을 뒤흔들 수 있다.
또한 이번 판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을 몇 주 앞두고 양국이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가운데 나왔다. 미국과 중국 간의 AI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시진핑은 마누스 사례를 통해 핵심 기술과 인재의 미국 유출을 차단하는 한편 자국산 반도체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딥시크는 화웨이 칩을 탑재해 보다 강력해진 V4 모델을 공개했는데 이는 트럼프의 방중을 앞두고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홍콩대의 브라이언 웡 교수는 "이번 조치는 미국 당국이 수년간 시행해온 수출 통제, 투자 제한, 기술 이전 조사에 대한 정당한 맞대응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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