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슈를 깊이 있게 풀어내 보는 시간, W언박싱입니다.
4억 4,600만 달러, 우리 돈 6천 3백억 원인데요.
이게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쏟아부은 돈입니다.
개인 기부 1위입니다.
자신이 출마하지 않은 선거에 개인이 이만큼 쓴 건 미국 역사상 처음인데요.
이 막대한 자금은 물론 공화당을 지원하는데 쓰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 상당액은 바로 텍사스 공화당 상원 후보에게로 향했는데요.
미국 언론들은 최소 1억 6,800만 달러, 우리 돈 2천3백억 원 이상이 공화당 후보 켄 팩스턴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텍사스 선거에 공을 들인 이유,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일론 머스크 기업들의 본거지가 바로 텍사스이기 때문입니다.
[제러미 월러스/휴스턴 크로니클 정치부 기자 :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사업체들과 개인적인 삶의 터전을 텍사스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역시 이곳으로 옮겨오는 것은 그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었고, 그는 분명히 그렇게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머스크의 막대한 지원 덕분에 공화당은 광고비 비싸기로 유명한 텍사스 TV 시장을 장악했는데요.
텍사스는 공화당의 대표 텃밭이기도 합니다.
머스크가 안심하고 물량 공세를 펼쳤던 이유기도 하겠죠.
질 거라고는 생각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는 38년 만의 패배.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 자리는 민주당에 넘어갔습니다.
승리한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는 머스크의 물량 공세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권자 대 거대 자본' 구도를 만들고, 선거 막판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외쳤습니다.
[제임스 탈라리코/미국 텍사스주 상원의원 당선인/현지 시각 2일 : "일론 머스크가 텍사스주 상원의원 자리를 돈으로 사려 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부자인 그가 사실상 혼자 힘으로 켄 팩스턴을 미국 상원의원에 앉히려 자금을 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선거 결과가 나온 직후 머스크는 SNS에 이렇게 올렸습니다.
"내 '선거 개입용 우주 레이저'가 이번엔 잘 안 먹혔나 보네" 농담처럼 썼지만, 속은 매우 쓰리겠죠.
머스크에겐 이번 선거에 걸린 게 많았습니다.
머스크의 사업은 이미 정부와 깊숙이 얽혀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트럼프의 미사일 방어 사업, 국방부의 AI 챗봇 '그록' 도입 등 굵직한 연방 계약을 따냈습니다.
상원, 하원 선거를 모두 이긴 민주당은 머스크 정조준에 나설 걸로 보입니다.
선거 자금 의회 청문회부터 정부효율부 수장 시절 행적, 머스크 기업들의 연방 계약과 보조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타링크 제한 논란 등 표적 수사를 예고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머스크가 민주당이 자신을 겨냥할 상황에 대비해 공화당에 돈을 쏟아부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자신을 지켜 줄 방패를 사는데 6천3백억 원을 쓴 건데 결국 과녁이 된 셈입니다.
머스크의 다음 수는 과연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W언박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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