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25일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78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장기 공급 계약(LTA)에 보수적 견해를 보였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25일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7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실적 제약상 고객사들과 모든 계약을 LTA로 체결하기는 어렵다"며 "SK하이닉스가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고객사와는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LTA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LTA는 제품을 3~5년 단위로 장기 공급하는 계약이다. 기존 D램 거래는 보통 분기나 연 단위로 이뤄졌다. 과거 공급 계약 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건 메모리 제조사였다. 보통 1~2년 간격으로 반도체 업황에 큰 변동이 생기며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LTA를 맺으면 시장 변동 영향을 적게 받아 장기적인 수익성과 사업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엔 반대다. 인공지능(AI) 수요로 메모리 가격이 지속 상승 중이다. 장기 계약이 고객사에 더 유리해진 것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수익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순현금 보유도 100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시장 가격 상승분을 즉각 반영하지 못하는 LTA는 최선의 선택지가 아니다. 협업 관계가 중요한 주요 고객사 중심으로 LTA를 맺을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업계는 메모리 시장 변동성도 완화된 것으로 본다. 추후 메모리 제품군의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다. 실제 이날 SK하이닉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메모리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전년 대비 92%, AI D램 시장은 60%, 낸드플래시 시장은 13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전반의 호황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
곽노정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AI 에이전트, 추론 서비스의 확산, 온디바이스 AI의 확산이 메모리 수요를 크게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흐름은 HBM과 일반 AI D램과 낸드 수요 증가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다양한 고객사 수요에 맞춰 각 제품군을 고도화하고 다각화한다. 우선 HBM4와 HBM4E는 8단과 12단, 16단을 모두 만들어 공급한다. 고객사 요구에 최적화한 커스텀 HBM도 준비하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인 연산메모리(PIM), 초고속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고대역폭낸드플래시(HBF) 등도 개발하고 있다. 저전력 D램(LPDDR6)과 그래픽 D램(GDDR7), DDR5 등 범용 메모리도 공급하며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선다.
곽 대표는 "이 전략을 뒷받침하고자 운영(오퍼레이션)과 시설(인프라) 경쟁력 강화도 준비하고 있다"며 "선도적 제조 기술력과 견고한 생산 인프라 두 축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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