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 SK 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 = 최문수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12조 원을 투입한다.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장비 기업 ASML로부터 핵심 반도체 장비를 사들여, 차세대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25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ASML과 약 11조 9497억 원 규모의 ‘극자외선(EUV) 스캐너’ 구매 계약을 맺었다. 내년 12월까지 거래를 마치고, 2년에 걸쳐 장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EUV 장비는 반도체의 재료인 ‘웨이퍼’ 위에 아주 미세한 회로를 그려 넣는 ‘붓’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 분의 1보다 가는 회로를 그릴 수 있는 이 장비는 전 세계에서 오직 ASML만 만들 수 있다.
대당 가격은 3000억 원에서 4000억 원에 달해, 이번 계약으로 SK하이닉스는 30대 이상의 장비를 추가 확보하며 생산 능력을 기존보다 2배 가까이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 들여오는 장비들은 SK하이닉스의 핵심 생산 기지인 이천 M16, 청주 M15X, 그리고 현재 건설 중인 용인 1기 팹에 집중 배치된다. 이곳에서 SK하이닉스는 가장 앞선 기술인 ‘1c D램’ 공정을 가동해 고품질 반도체를 찍어낼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투자가 삼성전자와의 인프라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칩의 핵심 부품인 HBM 분야가 격전지인데,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HBM4’에 먼저 첨단 공정(1c)을 적용했고, SK하이닉스 역시 이번 장비 도입을 통해 내년 출시할 ‘HBM4E’부터 본격적인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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