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강세에 영업이익 첫 40조 육박
매출·영업익·순이익 모두 최대실적 경신
수익성도 대만 'TSMC' 10%p 차로 제쳐
SK하이닉스 신규 팹(Fab) P&T7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포인트데일리 윤은식 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수요 강세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4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영업이익률도 제조업에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70%고지에 올랐다.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확대해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3일 올해 1분기 매출액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 순이익 40조345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률은 72%를 기록했다. 1000원을 팔면 700원을 이익으로 남겼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에 시간은 곧 돈이었다. 1분마다 1억31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가운데 7157만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자장면 한 그릇을 1만원으로 잡으면 1분에 1만3그릇을 판 셈이다. 1500만원짜리 경차로 따져도 하루 9600대를 내다파는 것과 맞먹는 실적이다.
SK하이닉스는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수요 강세가 이어졌다. 여기에 HBM과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e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면서 실적도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조610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5% 증가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52조5763억원으로 198% 증가했다.그래픽=연합뉴스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1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51조9000억원, 영업이익 36조4000억원이었다.
예년 같으면 숨을 고를 1분기였지만, 올해 SK하이닉스는 달랐다. AI 서버가 메모리 수요를 빨아들였고, 가격이 오른 D램과 흑자 폭을 키운 낸드가 함께 실적을 밀어 올렸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수익성만 놓고 보면 파운드리 1위인 대만의 TSMC도 제쳤다. 1분기 TSMC 영업이익률은 58.1%로 SK하이닉스 보다 10%포인트 낮다.
실적이 좋아지면서 회사가 쥔 현금은 늘고 빚은 줄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말 손에 쥔 현금을 더 두껍게 만들었다. 현금성 자산은 5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9조4000억원 늘었고, 차입금은 19조3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 줄었다. 가진 돈에서 빚을 뺀 순현금은 35조원까지 커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빚보다 현금이 많은 상태로 돌아섰는데, 이번 1분기에는 그 폭을 더 키운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벌어들인 돈을 공장과 생산설비를 늘리는 데 쓸 계획이다. 우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M15X 공장 가동 준비에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AI 메모리 수요가 반짝하고 끝날 흐름이 아니라고 보고 있어서다. 곽노정 사장이 주주총회에서 100조원 이상 순현금 확보를 말한 것도 결국 꾸준히 투자할 돈을 넉넉히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HBM은 여전히 수요를 다 맞추기 어려운 데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용량 D램과 eSSD 수요도 계속 늘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중장기 수요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전략적으로 확충하겠다”며 "수요 가시성을 고려한 투자를 통해 공급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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