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OKI의 대형 다층 PCB 실장 라인
일본 최초의 통신 기기 제조업체로, 14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정보통신(ICT) 및 메카트로닉스 선도 기업 오키(Oki Electric Industry. 이하, OKI)가 생성형 인공지능 확산으로 폭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해 AI 서버 제조 전 공정을 통합한 전자 제조 서비스(EMS)를 공개했다.
OKI는 24일(현지시간) AI 서버 장비를 대상으로 한 종합 EMS를 출시하고, 설계부터 생산·조립·검사·재작업까지 전 과정을 일괄 제공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사업을 통해 2026 회계연도 기준 약 10억 엔 규모의 매출을 목표로 설정했다.
최근 생성형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이 기존 클라우드 대비 수백 배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탑재한 고성능 AI 서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서버 공급을 넘어 고밀도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EMS의 핵심 경쟁력은 OKI가 독자 개발한 고방열 PCB 기술에 있다. 회사는 반도체 테스트 장비와 정보통신 인프라 장비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을 기반으로, 고속·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대응하는 대형 다층 인쇄회로기판(PCB)의 설계 및 생산 역량을 확보했다. 특히 임베디드 구리 코인 구조를 적용해 방열 성능을 극대화하고, 다층 PCB 시뮬레이션 및 제조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AI 서버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열 문제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AI 서버는 다수의 고성능 반도체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대량의 열을 발생시키는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어, 방열 설계는 성능 안정성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오키는 이러한 기술을 통해 고집적 반도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시스템 구현을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AI 서버 생산은 기존 IT 장비 대비 훨씬 높은 수준의 기술적 난이도를 요구한다. 초정밀 부품 배치와 고온 공정에서 발생하는 PCB와 부품 간 열팽창 차이, 다수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발열 관리, 검사 항목 증가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자동광학검사(AOI)로 확인이 어려운 내부 납땜 결함은 품질 확보의 가장 큰 장애 요소로 지적된다.
오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속 X선 기반 솔더 검사 기술과 기능 테스트 자동화 기술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기존 검사 방식으로는 식별이 어려웠던 내부 결함까지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으며, 생산 공정 전반의 품질 신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번 EMS에서 주목할 부분은 고난도 재작업(리워크) 역량이다. AI 서버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고가이면서 납기 기간이 길고, 미세 피치와 초고밀도 실장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결함 발생 시 재작업이 매우 어렵다. 기존 생산 환경에서는 이러한 문제로 인해 제품 폐기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았고, 이는 비용 증가와 수율 저하로 이어졌다.
OKI는 자체 개발한 전용 지그와 숙련 기술자의 정밀 납땜 기술을 결합한 재작업 라인을 통해, 1만 개 이상의 핀을 가진 AI 반도체도 단기간 내 재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불량률 감소와 수율 향상은 물론, 납기 단축과 운영 효율성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제조 서비스를 넘어 생산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요소로 평가된다.
이번 발표는 AI 산업 경쟁 구도가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하드웨어 및 제조 역량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센터용 AI 서버는 고성능 반도체와 초고속 인터커넥트, 고방열 설계가 결합된 복합 시스템으로, 설계뿐 아니라 이를 구현하는 제조 기술이 곧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특히 대형 다층 PCB 기반 고밀도 실장 기술과 열 관리 기술은 AI 인프라 확장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OKI는 다품종 소량 생산과 고신뢰성 제조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생산 체계를 제공함으로써, AI 서버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AI 기술 경쟁이 모델 성능을 넘어 인프라 구축과 운영 효율성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고성능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생산·운용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은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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