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 KT 대표이사 후보자. 사진=KT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KT가 박윤영 체제 출범을 앞두고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착수하며 ‘경영 리셋’에 나섰다. 외부 출신 인사 정리와 계열사 구조 재편을 동시에 추진하는 등 전방위적 인적·조직 쇄신이 예고되면서, 차기 리더십 체제의 윤곽이 빠르게 드러나는 모습이다.
박 차기 대표의 앞날에는 통신 본업의 경쟁력 회복이라는 무거운 과제가 놓여 있다. 지난해 발생한 펨토셀 해킹 사태 등으로 흔들린 네트워크 신뢰도를 복원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현 정권의 핵심인사로 꼽히는 정성호 법무장관과 고교 동문 출신이란 꼬리표가 붙어 있는 만큼 성과로 이 부분을 어떻게 날려 버릴것인가의 과제도 안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윤영 대표 후보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이 예상되면서 선임은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박 대표가 내부 사정에 정통한 만큼, 조직 장악력 또한 빠르게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선은 외부전문가 중심체제에서 벗어나 내부 출신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단순한 최고경영자 교체를 넘어 경영방향의 전환으로 해석된다.
KT는 최근 주요 임원 인사와 조직 슬림화를 포함한 구조 개편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외부 영입 인사에 대한 정리와 내부 인재 중심의 재배치다. 그간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돼온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의식해 조직의 일체감과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외부 출신 고위 임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사업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재를 전면에 배치해 의사결정 속도를 끌어올리고, 책임 경영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는 곧 박윤영 체제의 색깔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내부 승계 정당성을 확보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박 차기 대표는 1962년생으로 1992년 한국통신(KT 전신)입사 이후 30년 이상 KT에 몸담은 ‘정통 KT맨’이다. 미래사업개발, 글로벌사업, 기업사업부문 사장 등을 거치며 KT의 주요 사업과 기술 전반을 폭넓게 경험했다. 특히 기업사업부문장 재임 시절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성장시키며 KT의 핵심 수익 구조를 기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중심에서 B2B로 전환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7대 ‘광역본부’ 조직 해체, ‘사업부제’로 재편
한 시민이 서울 KT 판매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T는 그간 ‘옥상옥’으로 지적받아온 7대 ‘광역본부’ 조직을 해체하고 본사 사업부문 산하 ‘사업부제’로 재편한다. 기존 광역본부의 B2C 조직과 B2B 조직, 네트워크 조직은 각각 고객·미디어부문과 기업부문, 네트워크부문 등 본사 직할 조직으로 바뀐다. 광역본부 체제는 구현모 전 KT 대표 체제에서 출범했지만 6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밖에 KT는 박 대표의 취임에 맞춰 현재 7개 부문·7개실로 운영 중인 본사 조직도 고객·미디어부문 등 6개 부문으로 개편할 전망이다.
특히 보안 담당 조직을 비롯해 법무실·구매실·홍보실·인재실 등이 박 대표 직속으로 편제될 예정이다.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 비대해진 경영지원부문을 해체하고 산하 조직을 대표 직속으로 둬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게 박 대표의 의지로 보인다.
‘AICT 인사’ 대거 퇴진...대대적 인적쇄신 착수
이미 조직 내부에서는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본사 임원 30여명에 퇴직 통보가 전달되는 등 전임 김영섭 대표체제에서 영입된 외부 인사들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진행 중이다. 이는 전략방향 뿐아니라 조직 운영방식까지 전면 재조정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기술·전략 핵심라인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기존 인공지능(AI) 중심 전략을 이끌던 주요인사들이 교체대상에 포함되면서, 향후 기술투자 방향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김 전 대표가 주도했던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전략의 핵심 인물인 오승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정우진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 등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박 후보자가 외부 전문가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내부 실무와 현장 중심의 조직으로 재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계열사 구조 재편도 병행된다. 중복 사업 정리와 비핵심 자산 매각, 자회사 간 기능 통합 등을 통해 그룹 차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특히 미디어·콘텐츠,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 핵심 사업군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 사진=연합뉴스
시장에서는 이번 조직 대수술이 단순한 인사 개편을 넘어 사실상의 ‘체제 전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박윤영 사장이 조직 장악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중장기 성장 전략을 실행할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다만 급격한 인적 쇄신이 내부 반발이나 조직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그동안 정권 변화 때마다 경영진 교체와 지배구조 논란을 반복해왔다. 이번 개편이 외풍을 차단하고 이사회 중심의 독립적 의사결정 구조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단순한 자리 바꾸기가 아니라, KT가 어떤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속속 마무리
주요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도 속속 마무리되고 있다. KT지니뮤직·KT스카이라이프·KT알파·나스미디어 등 주요 상장 자회사의 사장 인선이 확정됐고, 31일에는 KT와 함께 KTis·KTcs·밀리의서재·케이뱅크 등도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비상장 자회사의 사장 인사는 본사 임원 인사와 맞물려 후속 진행될 전망이다.
일부 계열사 사장의 임기가 1년으로 설정되기도 했는데, 이는 향후 추가 인적 변화 가능성을 열어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자는 이를 통해 조직을 현장 중심으로 재편하고 본인만의 경영 색깔을 확실히 입힐 것으로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