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사 중인 신현윤 대한상사중재원 원장. 백성현 기자
국내 유일 법정 상설 중재기관인 대한상사중재원(KCAB)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KCAB는 새로운 100년을 위해 기업간 분쟁을 넘어 사회 전반의 갈등을 다루는 플랫폼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KCAB는 3월 27일 서울 소공동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대한상사중재원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열고, 국내 주요 법조·기업·학계 관계자 약 300명과 해외 주요 중재기관 관계자들의 축하 속에 미래 비전을 선포했다.
수출 중심 경제로 성장하던 시기, 한국 기업들은 '국제 분쟁'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KCAB는 1966년 중재법 제정과 함께 출범했다. 1973년 뉴욕협약 가입으로 국제적 강제집행력을 확보했고, 2000년 국제중재규칙 제정, 2016년 중재산업진흥법 제정 및 법무부 이관을 거치며 제도적 기반을 확립해 왔다. 지난해에는 공정성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국내·국제중재규칙을 전면 개정해 2026년 1월부터 시행했다.
신현윤 KCAB 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지난 6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매년 수천 건의 상담·조정·알선 등을 통해 사법상의 분쟁을 예방하고, 발생한 분쟁을 보다 합리적이고 신속하게 해결하는 종합분쟁해결기관으로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향후 100년을 위한 두 가지 과제도 제시했다. 먼저 민·상사 분쟁을 넘어 사회 전반의 갈등을 다루는 '사법상 분쟁 해결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대한상사중재원은 '상사'를 제외한 '대한중재원'으로 기관명을 재정비한다. 국민 편익에 실질적으로 봉사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취지다.
국제중재 인프라 구축과 활성화도 본격화한다. 한국 무역 규모 확대에 따라 분쟁이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 사건이 해외 중재기관에서 처리되면 법률서비스와 인력과 전문 인력의 경험, 관련 산업의 해외 유출 우려가 커진다. 이에 KCAB는 중재산업진흥법과 법무부의 중재산업진흥기본계획을 기반으로 국제중재 활성화를 추진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중재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논의도 다뤄졌다. 공공부문 중재전문가인 안건형 경기대 교수는 "건설, 토목, 에너지, SOC 등 공공 계약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법령 정비를 통해 공공부문 중재가 활성화되면 민간으로의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홍콩은 크립토 관련 표준계약서에 중재 조항 도입을 시도 중"이라며 "AI·첨단기술·엔터테인먼트 등 유망 산업으로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승재
(사법연수원 29기) 세종대 교수는 "중소기업은 자금 부족으로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KCAB에서 신뢰성 있는 결정이 축적되면 전반적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준상
(23기)
화우
변호사는 "ADR 전치주의를 통해 소송 전 조정·중재를 거치게 하는 방안이 활성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갑유
(17기) 피터앤김 변호사는 "한국기업에는 KCAB·서울이 가장 안전한 선택지"라며 "해외 중재는 낯선 법과 절차로 인한 리스크가 크고, 서울은 동일한 시간대와 익숙한 환경에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 중재인이 한국을 경험하면 한국 기업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판단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준기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는 행정부·사법부·입법부의 전폭적 지원 속에 35년 만에 급성장했다"며 지속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윤진식 대한상사중재원 이사장, 서민정 법무부 법무실장,
신숙희
(25기) 대법관,
손용근
(7기) 대한중재인협회장이 축사를 했다.
목영준
(10기) 전 헌법재판관,
장승화
(16기) KCAB 국제중재센터 의장, 장경순 전 조달청 차장,
윤병철
(16기)
김·장 법률사무소
국제중재그룹장, 박종찬 미래에셋자산운용 법무실장, 이수형 법률신문 대표 등도 참석해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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