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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IT큐레이션] 아몬을 믿고 샀어야 했다? 퀄컴의 성공적이고 발칙한 일탈...

퀄컴의 일탈이 심상치않다. 본업인 칩 경쟁력이 여전히 탄탄한 가운데 AI 인프라 및 모빌리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의미있는 성과들을 속속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본지는 퀄컴과 애플의 라이선스 분쟁 당시...

[IT큐레이션] 아몬을 믿고 샀어야 했다? 퀄컴의 성공적이고 발칙한 일탈...

퀄컴의 일탈이 심상치않다. 본업인 칩 경쟁력이 여전히 탄탄한 가운데 AI 인프라 및 모빌리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의미있는 성과들을 속속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본지는 퀄컴과 애플의 라이선스 분쟁 당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를 마법사로 부르며 그 입체적인 전략 인프라를 조명한 바 있다.  그냥 조명만 하고 구매하지는(?) 않았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믿었어야 했다. 아 물론 투자는 순수히 본인의 결정이니 잘 고려하자. 그래도 오늘은 술이 좀 쓰다. 왜 쓴지 한번, 살펴보자.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 사진=최진홍 기자

퀄컴은 4월 29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06억달러(약 15조6636억원),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주당순이익(EPS)은 2.65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EPS 2.55달러와 매출 105억8000만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일반회계기준 순이익은 73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2% 폭증했지만 이는 미국 재무부 지침에 따른 57억달러 규모의 법인세 혜택이 반영된 결과다.

준수한 성과를 거둔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바로 자동차 매출이 분기 사상 최대를 갈아치운 대목이다.

자동차 매출은 13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8% 증가하며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물인터넷(IoT) 부문도 17억3000만달러로 9% 성장했다. 자동차와 IoT를 합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기능 확산으로 차량 한 대당 반도체 탑재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이 그대로 실적에 반영된 셈이다.

퀄컴이 그동안 외쳐온 사업 다각화가 말이 아닌 숫자로 증명되는 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더 짜릿한 멘트가 나왔다. 당장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안에 주요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사에 데이터센터용 맞춤형 실리콘 출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고객사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가운데 한 곳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6월 24일 예정된 투자자의 날(Investor Day) 행사에서 더 상세한 청사진이 공개될 예정이다.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동안 퀄컴은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한 AI 인프라 시장에서 강력한 기술력을 가졌음에도 카운터 펀치를 먹이지는 못하고 있었다. 지난해 데이터센터용 칩 'AI200'과 'AI250'을 발표하며 도전장을 내밀긴 했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제는 달라질 전망이다. 아몬 CEO 스스로 '구상'이 아니라 '출하'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퀄컴이 AI 인프라 측면에서 상당한 준비를 마쳤으며, 이후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까지 창출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퀄컴은 200억달러(약 29조5540억원) 규모의 신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이미 상반기에만 54억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이번 분기에는 배당금 9억4500만달러를 포함해 총 37억달러를 주주에게 환원했다. 통상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주당가치 방어와 경영진의 자신감 신호로 해석된다. 단기 가이던스 부진을 압도하는 모멘텀이라는 분석이 따라붙는 이유다.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도 짚을 만한 대목이다.

아몬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내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탑재 비중이 과거 약 50%에서 현재 70% 이상으로 올라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점유율 변화가 퀄컴과 삼성전자 사이 협력 관계의 틀을 재정의한 것"이라며 "올해에도 내년에도 이런 틀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6 일부 모델에 자체 개발 엑시노스2600을 탑재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점유율 축소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협력 카드도 다채롭다.

지난주 오픈AI와 스마트폰용 AI 칩 공동 개발 파트너십을 발표한 데 이어 데이터센터 진입까지 가시화되면서 퀄컴의 AI 로드맵이 한층 입체적으로 짜이고 있다. 애플 분석가로 알려진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4월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오픈AI가 퀄컴 및 미디어텍과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식 확인된 내용은 아니지만 퀄컴이 'AI 에이전트 디바이스'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단서로 읽힌다.

물론 본업인 핸드셋(스마트폰) 부문은 다소 힘이 빠졌다. 매출은 60억2000만달러로 13% 감소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4% 넘게 줄었으며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스마트폰 시스템온칩(SoC) 출하량이 같은 기간 8% 감소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쇼크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메모리 가격은 1분기 50~55%, 2분기 80~85% 추가 상승했다. 그 연장선에서 퀄컴이 메모리 공급난에 발목을 잡혔다는 진단이다. 당장 퀄컴은 3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92억~100억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 102억6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메모리 공급 제약과 가격 압박이 핸드셋 제조사의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아몬 CEO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이번 분기에 저점을 찍고 다음 분기부터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고객사들의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퀄컴은 AI를 중심에 둔 다양한 가능성 타진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쉽지는 않다. 당장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에 접어든 지 오래고 본업 매출은 메모리 공급난과 자체 칩 개발 흐름에 휘둘리고 있다. 에이전틱 AI(Agentic AI)의 부상으로 디바이스 단위의 AI 연산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 수혜가 누구에게 돌아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아몬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심대한 산업 전환의 시기에 있다"며 "AI 에이전트의 부상은 우리가 개발하는 모든 플랫폼의 로드맵을 재편하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남겼다.

스마트폰 두뇌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 모바일과 자동차, IoT, 데이터센터, 6G 통신까지 아우르는 'AI 시대의 종합 반도체 플랫폼 기업'으로 재포지셔닝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그동안 진출 의사를 밝혀온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실제 출하 일정을 못박은 것은 의미가 크다"며 "엔비디아 일변도였던 AI 인프라 시장에 균열이 생기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퀄컴은 6월 투자자의 날에서 데이터센터 사업 전략과 '피지컬 AI(Physical AI)'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이 6월을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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