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대통령실 차기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AI미래수석) 선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40대 후반~50대 초반의 기업인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후보군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사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AI미래수석에 여성을 우선시한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현재 후보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가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최근 차기 AI미래수석 인선 과정에서 현장 실행력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교수·학계 중심 후보군은 사실상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지금은 산업 실행력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감지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인프라·투자·서비스 상용화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실제 사업 경험이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플랫폼 사업 등을 경험한 민간 기업인 출신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카카오·통신·반도체·AI 스타트업 업계 인사들이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작 AI미래수석 후보군 내부에서도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와 인사 검증 리스크 때문이다. 다주택 보유 여부, 주식 보유, 가족 재산 문제 등이 민감 변수로 떠오르면서 상당수 인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지난달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AI미래수석으로 온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그는 “오산 시민이 선택한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배순민 KT 전 AI 퓨처 랩장이 거론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기업에서 전문성과 성과를 인정받던 인물들도 막상 대통령실 입성은 부담스러워한다”며 “검증 과정에서 사생활과 재산 문제가 지나치게 공개되는 데 대한 거부감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업계 특성상 스톡옵션이나 비상장 지분을 가진 경우도 많아 이해충돌 이슈가 복잡할 수 있다”며 “현업을 내려놓고 들어가야 하는 부담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AI미래수석 자리가 상징성은 크지만 현실적으로 정책 조율 난이도가 높은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AI 정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뿐 아니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산업통상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방송·플랫폼 규제 부처까지 얽혀 있어 실제 조정 권한 확보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인선이 단순 인사 문제가 아니라 정부 AI 정책 기조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출신이 임명될 경우 규제 완화와 민간 투자 중심 정책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인 출신 중심 인선이 특정 업계 편향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I 생태계가 플랫폼·통신·반도체·스타트업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균형 감각 역시 중요한 조건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정부가 원하는 것은 ‘AI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 산업을 움직여 본 사람에 가까워 보인다”며 “문제는 그런 인물일수록 검증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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