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이 뉴스 콘텐츠를 학습·활용할 때 출판·발행 사업자에 비용을 지불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정 라이선스' 도입 논의가 세계적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이 제도 도입 가능성을 연구·검토 중이다.
지난 9일 미국 비영리 저널리즘 연구기관 '포인터재단'(Poynter)은 '새로운 글로벌 움직임으로 AI 기업이 뉴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A new global push would make AI companies pay for news)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연합뉴스)
포인터는 "AI 기업들은 방대한 양의 언론보도 자료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학습시켰다.(중략)AI가 뉴스에 의존한다면, AI모델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신정보에 대한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할까"라며 "뉴욕타임스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해결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중략)한 때 호주의 '뉴스미디어협상' 규정과 같은 법률이 AI기업의 뉴스 사용을 포함해 개정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구글·메타는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법률들을 약화·차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포인터는 "이에 새로운 제안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미국 언론계에서 훨씬 덜 주목받았던 '법정 라이선스'"라며 "유럽, 인도네시아, 라틴 아메리카 및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정책 입안자들은 AI 기업들이 사용하는 콘텐츠에 대해 퍼블리셔(publishers, 출판사·발행인)에게 비용을 지불하도록 요구하는 법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인터는 "지금까지 많은 AI기업들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콘텐츠를 가져가고 나중에 소송에 휘말리는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운영을 해왔다"며 "시행하기 어려운 AI의 콘텐츠 사용 전면 금지보다는 법정 라이선스 제도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포인터는 "유럽연합은 이 같은 접근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2025년 라이선스 방안을 검토하는 두 건의 연구보고서들을 발표했다"며 "해당 보고서들은 향후 유럽위원회가 진행할 저작권 지침 개정 작업에 반영될 예정이다.(중략)유럽이 법정 라이선스 도입안을 가장 먼저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포인터는 "유럽은 라이선스 제도와 징수 기관에 대한 전통을 가지고 있어 법정 라이선스를 도입하기가 더 수월할 수 있다"며 "이러한 제도는 도덕적으로 정당할 뿐만 아니라 세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양질의 정보를 확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포인터는 "유럽이 조속히 관련 법률을 개정한다면 이른바 '브뤼셀 효과'가 다른 지역의 정책 결정자들에게도 영항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브뤼셀 효과(Brussels Effect)는 유럽연합의 규정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현상을 말한다.
3월 9일 포인터재단 논평 갈무리
법정 라이선스와 별개로 민간에서 AI 라이선스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BBC, 파이낸셜 타임스, 가디언, 스카이뉴스, 텔레그래프 등이 참여한 SPUR(출판 이용권 표준 연합)은 지난달 26일 '전 세계 미디어 리더들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에서 "우리의 보도, 아카이브, 자체 제작 콘텐츠는 AI 시스템의 핵심 학습 자료가 됐다. 이러한 자료는 허가나 비용지불을 위한 기준 없이 무단으로 복제·복사·재사용되어 저널리즘을 지탱하는 경제 모델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SPUR의 목표는 명확하다. AI 개발자들이 합법적이고 편리한 방식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공통된 기술 표준과 책임있는 라이선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영국 비영리 저작권단체 PLS는 소규모 퍼블리셔도 AI기업과 공정하고 합법적인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집단 라이선스 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PLS는 AI기업들이 비용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 저장소'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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