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자동차 완성차 제조사와 협력해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이 운전 전략을 학습하는 ‘차세대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자동차 제조사와 공동으로 실제 도로에서 수집한 대규모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센서 인식부터 주행 판단, 차량 제어까지 전 과정을 통합 학습하는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차량 적용을 목표로 기술 사업화 추진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왼쪽부터) 강찬호 소티스 대표이사, 권용일 KG모빌리티 부문장, 최정단 ETRI 본부장이 16일 E2E 자율주행 AI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사진=ETRI]
이번 연구의 목표는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도로 환경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스스로 차량의 조향과 가속·감속을 제어하는 범용 운전 지능(Driving Intelligence)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 연구개발(R&D)로 확보한 AI 소프트웨어(SW) 기술을 산업 현장 수준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자율주행 기술은 인지·판단·제어 기능을 각각 다른 시스템에서 단계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하나의 통합 AI 모델이 도로 상황을 이해하고 차량의 조향과 가속·감속을 동시에 결정하는 E2E 방식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다.
특히 최근 글로벌 AI 기술 흐름으로 주목받는 멀티모달 모델을 자율주행에 적용하는 연구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멀티모달 모델은 카메라로 인식한 시각 정보뿐 아니라 언어적 개념과 상황 맥락까지 함께 이해해 보다 정교한 의사결정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AI 구조다.
이를 통해 복잡한 교차로나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도 인간과 유사한 판단을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자율주행 AI를 구현할 계획이다.
ETRI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KADIF)의 국가 R&D 사업을 통해 확보한 핵심 AI 기술을 실제 차량 데이터와 결합해 산업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중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혼잡한 도로 환경에서 위험 상황을 예측하고 최적의 주행 행동을 결정하는 강화학습 기반 자율주행 AI SW 기술, 악천후나 예측하기 어려운 도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인지·판단 AI SW 핵심 기술 등이 포함된다.
또한 연구진은 기존 자율주행 시스템이 고가의 라이다(LiDAR) 센서에 크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카메라 중심의 시각 정보와 AI의 논리적 판단 능력을 결합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최소한의 센서 구성으로도 안정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지능형 운전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진이 E2E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ETRI]
연구진은 실제 도로에서 수집된 대규모 주행 데이터와 차량의 움직임 정보를 AI 학습에 활용해 운전 지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나아가 이러한 기술을 다양한 차량과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자율주행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E2E 방식의 자율주행 SW(FSD)를 확대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역시 자율주행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발표하는 등 기술 경쟁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자동차 제조사와 국가 연구기관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번 협력에는 완성차 기업인 KG모빌리티가 실제 차량 주행 데이터와 시험 인프라를 제공하고, ETRI가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소디스와 차세대 E2E 자율주행 SW 개발과 통합 시스템 구축을 담당한다.
세 기관은 기술 개발과 실증, 산업 적용까지 전 과정에서 협력해 기술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최정단 ETRI AI로봇연구본부장은 “자동차는 복잡한 도로 환경에서 인지·판단·제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고도화된 AI 시스템”이라며 “국가 R&D를 통해 확보한 AI 기술과 대규모 실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E2E 자율주행 데이터 구축·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산업 전반이 활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데이터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서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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