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일 CJ프레시웨이·푸드빌 대표. (사진=CJ프레시웨이)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단체 급식 시장이 과점 체제로 신규 수주가 쉽지 않은 상황 속 식자재 유통 업계가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찾아 나서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공항 컨세션, 온라인 유통 확대 등 새로운 성장 동력도 확보한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기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3조4811억원, 영업이익은 101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약 8%가량 증가했다. 순이익도 50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외식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유통과 신규 사업 확대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는 이건일 대표 체제에서 본격화됐다. 2024년 취임한 이 대표는 디지털 전환(DT)을 위해 정보기술 조직을 확대하고 온라인 주문 시스템 구축에 큰 힘을 쏟았다.
식품 업계는 타업종 대비 다소 늦게 DT에 뛰어들었는데, 관련 투자가 아직 초중반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CJ프레시웨이의 경우 현재 온라인 시스템 관리 등 IT 인력은 6개 팀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동시에 자회사 프레시원을 흡수 합병해 구매와 물류, 영업 기능을 하나로 묶었고, 전국 단위 물류망을 기반으로 유통 구조를 재정비했다.
이 같은 노력은 성장률로 증명됐다. CJ프레시웨이의 온라인 유통 매출은 지난해 105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5% 증가했다. 외식업자 대상 식자재 몰 '프레시엔'은 주문 시간 확대와 간편 결제 기능 등을 도입하며 이용 편의성을 높였고, 최근에는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AI 주문 에이전트 기능도 시범 적용했다.
최근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이 대표가 급식사업본부장을 직접 겸임하게 되며 급식 사업에서도 새로운 성장 모델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키친리스(Kitchenless)' 사업으로, 조리 시설이 없는 사업장에 전처리 식재료와 간편식을 공급해 급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없고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 부담을 겪는 기업 고객의 수요가 늘면서 관련 매출도 전년 대비 약 22%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여객 수가 늘며 공항 컨세션 사업도 주요 사업으로 부상했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1월 인천공항 T2에 공항 최대 규모 푸드코트인 '고메브릿지' 열며 총 4개 점포, 약 4909㎡(1485평), 1500석 규모를 확보했다. 올해 아시아나항공이 T2로 이전하면서 최대 수혜를 받을 거라는 평가다. 지난해 인천공항 고메브릿지 3개 점포 총 이용자 수는 약 230만명이었으며, 회사는 올해는 연간 이용자 수를 400만명 이상으로 예상했다.
CJ프레시웨이 양산 물류센터. (사진=CJ프레시웨이)
여기에 지난달 푸드테크 기업 '마켓보로'를 추가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며 온·오프라인 연계사업(O2O)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켓보로는 식자재 오픈마켓 플랫폼 '식봄'과 식자재 수·발주 및 유통관리 솔루션 '마켓봄'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식봄의 누적 가입자 수는 22만명이다.
회사는 식자재 유통 시장의 무게중심이 온라인으로 기울고 있는 점에 착안했다. 산업통산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 자료를 보면 온라인 유통이 약 60%를 차지하며, 그 가운데 식품 매출 비중은 약 30%로 전체 상품군 중에 가장 큰 시장이다.
인력 기반의 기존 오프라인 영업으로는 골목식당과 소규모 자영업자 등의 외식업체를 일일이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회사는 온라인 플랫폼을 앞세워 사업을 개별 외식업체까지 확장한다는 계산이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 등은 "식자재 유통 시장에서 온라인 진출은 매우 중요하다. 일반 레스토랑 경로 확대로 목표 시장을 넓히고, 거래 비용과 고정비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며 "또한 중소형 사업자와의 협업과 비전용 상품 공급 확대를 통해 마진율 향상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플랫폼 사업 특성상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수익 창출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마켓보로는 2024년 매출 26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99억원을 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인력 확충에 따른 비용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 구조 역시 관리 대상이다. CJ프레시웨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약 249% 수준이다. 물류 인프라 구축과 IT 시스템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영업현금 창출력을 높이고 운전자본 회전율을 개선해 재무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O2O 성과를 가속화하고 키친리스 전략을 본격화해 신성장동력의 실효성을 입증하겠다"며 "오프라인 유통 역량을 온라인으로 확장해 온라인 식자재 유통 산업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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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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