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살리고 떠난 故김창민…검찰 “가해 피고인 반성 없어”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 2명에게 검찰이 각각 징역 20년과 15년을 구형했다.
의정부지방검찰청 남양주지청은 8일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살인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 씨와 임모 씨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1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김 감독이 폭행으로 숨진 결과가 명백하고 피고인들에게서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찾기 어렵다는 취지로 중형을 요청했다.
사건은 지난해 10월20일 새벽 경기 구리시의 한 24시간 식당에서 시작됐다. 김 감독은 당시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과 함께 있었다. 아들이 갑자기 돈가스를 먹고 싶다고 해 늦은 시간 식당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도중 다른 테이블 일행과 소음 문제 등으로 시비가 붙었다. 이후 김 감독은 폭행을 당했다. 공개된 CCTV에는 여러 남성이 김 감독을 에워싼 모습과 김 감독이 주먹에 맞아 쓰러진 뒤 끌려가는 모습 등이 담겼다.
폭행은 아들이 보는 앞에서도 이어졌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김 감독의 발달장애 아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폭행해 아이에게 극심한 공포를 줬다고 보고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당시 아들은 아버지가 맞는 모습을 보며 겁에 질려 귀를 막고 비명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 감독은 사건 발생 약 1시간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그리고 17일 뒤인 지난해 11월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은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김 감독은 4명에게 새 생명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초기 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랐다. 경찰은 처음 사건을 상해치사 혐의로 수사했고,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유족은 CCTV에 집단폭행 정황이 담겼는데도 제대로 수사되지 않았다며 재수사를 요구했다.
결국 경찰의 초동조치와 수사 과정에 대한 감찰까지 진행됐고 관련 경찰관 6명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검찰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사건 이후 피고인들이 서로 말을 맞추고 통화 내역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삭제한 정황이 드러났다.
현장 식당의 CCTV를 삭제하려 했다는 정황도 제시됐다. 검찰은 과거 구속영장 심사 과정에서 한 피고인이 유치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며 “반성은커녕 법원과 수사기관을 조롱했다”는 취지로 지적하기도 했다.
또 피고인 중 한 명이 주변 사람과 통화하면서 김 감독을 “죽여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도 확보됐다. 결국 검찰은 당초 상해치사로 넘어온 사건을 전면 보완수사한 뒤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혐의는 상해치사에서 살인으로 바뀌었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시작된 재판에서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한 피고인은 김 감독을 주먹으로 몇 차례 때린 사실만 인정했고, 다른 피고인은 두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 잡아끌었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그리고 사건 발생 약 1년 만인 이날 각각 징역 20년과 15년을 구형했다. 이제 남은 것은 법원의 판단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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