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6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는 박은현 써니사이드업 대표. 사진=김희원 기자
[주간한국 김희원 기자] 인디게임의 성공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개발자의 노력, 행운까지 여러 요소가 맞물릴 때 발생한다. 하지만 하나의 성공작을 만들어냈다고 해서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첫 작품으로 이용자와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인디게임사에게는 어떤 규모와 방식으로 다음 작품을 만들 것인지가 또 다른 과제다.
‘숲속의 작은 마녀’를 개발한 써니사이드업 역시 첫 작품을 완성한 뒤 다음 성장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박은현 써니사이드업 대표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2홀에서 열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6에서 회사 규모 확장 계획에 대해 “아직은 (인원을 더 늘릴)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회사와 나의 역량을 더 다듬은 다음에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써니사이드업의 숲속의 작은 마녀는 수습 마녀 엘리가 신비로운 숲에서 생활하며 연금술과 채집, 탐험 등을 즐기는 힐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픽셀 그래픽과 아기자기한 세계관을 앞세운 게임은 2020년 7월 텀블벅 후원에 올린 프로젝트로 1억 3000만원을 모금했고 달성 목표 1366%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정식 출시된 게임은 올해 3월 스팀 누적 판매량 50만장을 돌파했다.
게임의 성장과 함께 개발팀도 커졌다. 친구 3명이 개발을 시작한 뒤 직원이 합류하면서 4명이 됐고, 이후 6명, 11명으로 인원이 늘었다. 정식 출시 전에는 16~18명까지 확대된 바 있다. 현재는 인원 15명이 게임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비전을 향해 작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당장 인원을 늘릴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첫 작품을 개발하며 조직을 확대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와 구성원의 역량을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그의 결정에는 게임 산업에 침투한 인공지능(AI)도 영향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실제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생성형 AI 연구소가 AAA 대작부터 인디까지 20개 게임 스튜디오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AI를 개발 과정에 처음부터 접목한 일부 스튜디오에서는 소수의 제너럴리스트가 여러 역할을 맡으며 개발 사이클을 단축한 사례가 확인됐다. 2026 게임스컴 개발자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83%가 AI가 향후 게임 산업의 팀 구조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 33%는 AI로 개발팀 규모가 작아질 것으로 전망했고, 37%는 소규모 개발팀을 주요 기회로 꼽았다.
써니사이드업은 현재 인원에 충실하면서도 첫 작품에서 얻은 경험을 반영해 새 작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현재 숲속의 작은 마녀는 주요 문제를 상당 부분 정리한 상태”라며 “향후 업데이트에서는 기존의 불편을 개선하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작의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박 대표는 숲속의 작은 마녀를 개발하며 배운 것을 발전시켜 기존 이용자들이 만족하면서도 보다 많은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써니사이드업이 앞둔 과제는 첫 작품의 성공을 재현하는 것이다. 3명으로 시작해 15명으로 규모를 키운 조직, 50만장 판매라는 성과, AI를 비롯해 달라진 개발 환경을 바탕으로 어떤 경쟁력 있는 차기작이 나올지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희원 기자 khilo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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