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퀀트' 위기 vs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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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판 딥시크'에 메모리 슈퍼사이클 꺾인다고?…"AI 시장 파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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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를 찾은 한 관람객이 반도체 웨이퍼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2.11.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구글이 AI(인공지능) 메모리 사용량을 압축하는 '터보퀀트(TurboQuant)'를 공개하면서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가 나온다. 이로 인해 글로벌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주가도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당 기술이 AI 활용을 확대해 오히려 반도체 시장 성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터보퀀트 기술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핵심 구조인 'KV 캐시'를 압축해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6분의 1수준으로 줄이면서도 성능은 유지하는 알고리즘이다. 구글이 지난해 4월 공개한 논문에서 소개된 기술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에서는 사용자와의 이전 대화 내용과 검색 결과 등을 KV 캐시로 저장해 다음 토큰 생성에 활용한다. 문제는 대화량이 늘어날수록 저장 데이터가 증가하면서 메모리 사용량도 급격히 확대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KV 캐시는 AI 시스템의 성능과 비용을 제약하는 대표적인 병목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구글이 터보퀀트를 적용해 긴 문서 안에서 특정 정보를 찾아내는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KV 캐시를 4배 이상 압축한 후에도 기존 정밀 모델과 같은 성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보안기업 클라우드플레어의 매슈 프린스 CEO(최고경영자)는 "(터보퀀트를) 구글의 딥시크"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딥시크처럼 적은 자원으로 동일한 성능을 구현한다는 점에서다.
터보퀀트의 등장으로 일각에서는 메모리 수요 둔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가 AI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혔으나 이를 소프트웨어로 완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터보퀀트로 인한 메모리 수요 둔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효율 개선이 있더라도 전체 AI 메모리에 대한 수요는 꺾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불확실하고 해당 기술의 검증과 확장 속도도 불명확하다"고 지적한 뒤 "KV 캐시 압축 기술은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도 앞서 공개했다"면서 "해당 기술이 중장기적으로 보편화하더라도 AI 메모리의 절대적인 수요량을 감소시킬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터보퀀트가 오히려 메모리 시장의 '파이'를 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터보퀀트는 메모리 절감보다 처리 속도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속도가 빨라질수록 메모리 대역폭 수요가 증가해 전체 메모리 채용량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모간스탠리 역시 "터보퀀트로 인해 AI 운영 비용이 줄어들면 도입을 망설이던 기업들이 AI 생태계에 진입할 수 있다"며 "이는 전체 메모리 총 수요를 줄이는 게 아니라 AI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글로벌 메모리 공급사들은 기존 연간·분기 단위 계약을 3~5년 장기 계약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모리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조달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올해 설비투자(CAPEX)는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구조적 변화가 수반돼야 의미 있는 영향이 나타나는데 터보퀀트는 부분적 개선에 가깝다"고 전제한 뒤 "AI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만큼 현재의 우려는 다소 기우로 보인다"면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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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퀀트' 시장 반응은 착각…"달려드는 기업들, 판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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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메모리 반도체 종목들이 구글이 발표한 새로운 데이터 압축 기술 '터보퀀트(TurboQuant)'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기술이 인공지능(AI)의 메모리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춘다는 소식에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가 번지면서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 반응이 과도하다는 견해도 적잖다. 효율성을 개선되면 수요가 늘어나는 이른바 '제번스의 역설'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번스의 역설'은 19세기 증기기관의 효율이 개선되자 석탄 사용이 줄어들기는커녕 산업 전반으로 활용이 확산하면서 석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데서 착안했다.
◆구
글 '터보퀀트'가 뭐길래…시장 출렁
구글은 24일(현지시간) X를 통해 터보퀀트 기술을 소개했다. AI 모델의 '단기 기억' 역할을 하는 키-값(KV) 캐시의 용량을 정확도 손실 없이 1/6로 압축하고 속도는 8배 향상시키는 점이 핵심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AI 챗봇은 답변을 만들 때 앞서 주고받은 문맥을 계속 참고해야 한다. 이때 이전 정보를 잠시 저장해두는 공간이 KV 캐시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이 공간이 빠르게 커지고, 결국 GPU 메모리와 서비스 운영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진다. 구글은 터보퀀트를 통해 KV 캐시 메모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란 전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가 겹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샌디스크 등 반도체 관련주가 동반 급락했다. AI가 메모리를 1/6로 쓰면 반도체 주문도 그만큼 줄어들 거란 논리가 공포를 키웠다. 아마존과 구글 등 세계 4대 하이퍼스케일러는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650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다. 투자 비용의 상당 부분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와 관련 메모리 반도체에 투입될 전망이다.
클라우드플레어의 매슈 프린스 CEO는 CNBC를 통해 터보퀀트를 "구글판 딥시크"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중국 딥시크가 효율성 혁신으로 기술주 급락을 촉발했던 상황을 빗댄 것이다. 그는 "AI 추론은 속도, 메모리, 전력, 자원 공유 효율 등 모든 측면에서 아직 개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메모리 수요 늘릴 호재"
시장이 공포에 질린 것과 달리 전문가들은 터보퀀트 기술이 상용화할 경우 메모리 업계와 AI 산업 전반에 호재가 될 거라고 본다.
모건스탠리의 숀 킴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AI 모델이 훨씬 적은 메모리로 구동될 수 있다면 AI 추론 비용이 낮아질 것"이라면서 "이는 AI 도입의 수익성(ROI)을 높여 결과적으로 더 많은 기업이 더 공격적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터보퀀트는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 하이퍼스케일러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토큰당 비용이 낮아지면 제품 채택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메모리 제조업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번스의 역설'이 AI 산업에서도 그대로 작동할 거란 해석이다.
제번스의 역설은 19세기 영국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가 제시한 개념이다. 기술 발전으로 자원 이용 효율이 높아지면 비용이 낮아지고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오히려 전체 소비량이 증가하는 현상을 뜻한다.
JP모건와 시티그룹 역시 터보퀀트가 단기적으로 차익 실현을 위한 재료가 될 수 있지만 당장 메모리 수요에 위협이 될 만한 요소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초 딥시크 패닉에도 AI 시장의 판이 더 커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터보퀀트 연구 초안은 이미 지난해 4월에 등장해 완전히 새로운 게 아니라고도 했다.
포브스는 "터보퀀트 발표 후 시장의 혼란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둘러싸고 AI 버블이나 수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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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넘어 AI 무한확장 시대…맞춤형 메모리 빅뱅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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