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신한·KB국민·하나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설치돼 있다. /뉴시스
최근 은행 등 금융회사의 개인정보 유출이 잇따르면서 인공지능(AI)으로 자신의 정보를 찾아 삭제를 요청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AI에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정보가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11일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개인정보 삭제 AI 프롬프트’가 확산되고 있다. 프롬프트는 AI에 작업을 지시하는 명령어다. 개인정보가 올라온 사이트와 삭제 신청 창구를 찾아 요청문을 작성하게 하고, 처리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삭제되지 않은 곳에 다시 요청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대응을 기다리는 대신 이용자가 직접 노출 여부를 살피고 조치하려는 움직임이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해킹 사고와 기업 대응에 대한 불신이 이런 행동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AI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검색과 요청문 작성 등을 직접 시도하기 쉬워졌다는 설명이다.
정보를 지우기 위해 AI에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노출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출 여부를 찾고 삭제를 요청하는 수단으로 AI를 쓰더라도, 입력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추가로 전달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은 조회 서비스 이용과 검색량에서도 나타났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이달 1~7일 ‘털린 내 정보 찾기’ 서비스 조회는 6천620건이었다. 이메일 인증을 거쳐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지 확인하는 서비스다.
네이버 데이터랩에서도 같은 기간 ‘개인정보 유출’의 하루 평균 검색량이 지난달보다 243% 증가했다. 반면 온라인 기록 삭제를 대행하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 관계자는 하루 평균 의뢰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에서 정보 유출이 확인됐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와 모우다도 피해 사실을 공지해 모두 9곳으로 늘었다.
예가람저축은행에서 유출된 고객 정보 5만여건에는 이름과 연락처뿐 아니라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도 포함됐다. 신한은행에서는 약 2만5천명의 연소득과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다.
이렇게 유출된 정보를 이용해 금융회사나 보상 담당자를 사칭하는 범죄도 우려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6일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저금리 대환대출을 제안하며 특정 계좌로 기존 대출금을 갚게 하거나, 보증료와 신용점수 상향을 명목으로 선입금을 요구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우려 사례다. 피해보상을 안내한다며 문자 속 인터넷 주소 접속이나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할 수도 있다. 상대가 자신의 금융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상적인 연락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고 당국은 강조했다.
사기가 의심되면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1394)에 상담하고, 이미 돈을 보냈다면 즉시 경찰(112)이나 해당 금융회사에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서강원 기자 sg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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