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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가 바꾼 고용 쇼크③] 고용 늘었지만 청년은 빠졌다…"첫 직장이 없다...

고용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채용시장의 풍경은 전혀 다르다. 기업들은 사람을 덜 뽑고 더 오래 쓰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AI가 바꾼 고용 쇼크③] 고용 늘었지만 청년은 빠졌다…"첫 직장이 없다...

[뉴시안= 이태영 기자]

고용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채용시장의 풍경은 전혀 다르다. 기업들은 사람을 덜 뽑고 더 오래 쓰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정년 연장 논의, 노동환경 변화가 맞물리며 고용의 방식 자체가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뉴시안은 이러한 변화를 ‘고용 2.0’으로 규정하고 ▲채용 축소 ▲재고용 확산 ▲청년 충격이라는 세 가지 흐름을 통해 한국 고용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난 9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수원시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용 지표라는 수치 뒤에 가려진 2026년 한국 노동시장의 실상은 잔인하다. 고령층의 재고용이 늘고 전체 취업자 수가 반등하는 ‘지표의 착시’ 속에서, 청년 세대는 노동시장 진입로 자체가 봉쇄된 ‘고립의 섬’에 갇혔다.

오늘날 청년 구직자들이 마주한 벽은 과거의 경기 불황과는 차원이 다르다. 기업들이 ‘즉시 투입’ 가능한 시니어 인력을 선호하고, 동시에 초급 인력이 맡던 업무를 AI가 대체하면서 신입 사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사라진 것이다.

"경력을 쌓으려면 취업을 해야 하는데, 취업을 하려면 경력이 필요하다"는 청년들의 절규는 이제 개인의 푸념이 아닌 시장의 구조적 모순이 되었다.

청년 고용의 버팀목이었던 제조·건설·도소매업이 20개월 이상 동반 하락세를 보이면서, 양질의 일자리 베이스캠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청년층(25~34세)의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추세로 고착화되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 이후 30대 후반까지 노동시장 진입이 늦어지는 현상은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사회적 자본의 손실로 이어진다.

첫 직장 진입이 늦어질수록 생애 소득은 급감하며, 이는 결혼과 출산 포기라는 인구 구조적 재앙으로 직결된다.

젊은 인력의 수혈이 중단된 기업은 장기적으로 기술 변화에 대한 유연성과 혁신 역량이 퇴보하는 '조직 노화' 현상을 겪게 된다.

청년 고용의 위기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 시스템의 존립을 위협한다. 가장 즉각적인 타격은 세대 간 부양 원리로 작동하는 사회 보험 체계다.

현재의 연금 구조는 생산연령층이 낸 돈으로 고령층을 부양하는 구조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해 보험료를 내지 못하면, 결국 미래의 수급은커녕 국가 재정 전체가 마비되는 '연금 쇼크'를 피할 수 없다.

AI가 고용의 방식을 바꾸는 '고용 2.0' 시대, 기업의 효율성 추구는 정당하다. 그러나 청년의 진입을 막는 효율은 결국 자기 파괴적인 결말로 이어질 뿐이다.

전문가들은 ▲시니어의 노하우와 청년의 디지털 감각이 결합된 ‘세대 혼합형 직무’ 개발 ▲공공 일자리의 청년 타겟팅 재편 ▲신규 채용 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세제 혜택 등 입체적인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청년이 첫 발을 내딛지 못하는 노동시장에 내일은 없다. 기업의 생존 전략인 '재고용'과 국가의 생존 전략인 '청년 기회'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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