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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가 대신하는 선택과 행동의 시대, '편리함'이라는 함정

최근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까지 완수하는 ‘에이전트 AI’가 우리 삶의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고 있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던 수준을 넘어 인간의 업무와 의사결정을 대행하는 기술의 등장은 우리 사회에 편리함과 동시에 섬뜩한 경고를 던진다.

AI가 대신하는 선택과 행동의 시대, '편리함'이라는 함정

최근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까지 완수하는 ‘에이전트 AI’가 우리 삶의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고 있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던 수준을 넘어 인간의 업무와 의사결정을 대행하는 기술의 등장은 우리 사회에 편리함과 동시에 섬뜩한 경고를 던진다.

나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는 분명한 문제의식을 느낀다. 효율성이라는 이름 뒤에, 인간이 마땅히 겪어야 할 ‘사고의 과정’이 통째로 삭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기술은 내 수고를 덜어주고 일정한 편리함을 제공한다. 그러나 내가 직접 부딪히며 성장해야 할 기회까지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실제로 나는 최근 학교 글쓰기 과제를 수행하며 이 편리함의 역설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어떤 내용의 글을 쓰고 싶은지만 입력하면 순식간에 한 편의 글을 완성해주는 AI 덕분에 나는 과제를 빨리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화면 가득 채워진 완벽한 문장들을 보며 내가 느낀 건 성취감이 아니라 오히려 낯선 공허함이었다. 내가 직접 자료를 찾고, 어떤 근거를 제시할지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던 시간은 곧 그 주제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물만 남고 나니, 마치 고민의 과정을 건너뛴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러한 공허함은 비단 과제를 할 때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리즘을 통해 ‘선택의 일부’를 맡기고 살아가고 있고, 에이전트 AI는 이러한 흐름이 행동과 결정의 영역까지 확장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무엇을 볼지, 무엇을 들을지에 대한 선택을 AI의 제안에 맡기는 데 익숙해지면서,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제시된 것을 비판 없이 수용하는 태도가 점차 자리 잡고 있다. 영화 관람이나 여행 계획처럼 일상적인 선택마저도 알고리즘의 추천에 의존하게 되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스스로 탐색하고 고민하는 ‘즐거운 불편함’은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에 효율성만 남게 되었다.

만약 여기서 더 나아가 에이전트 AI가 일정 관리와 중대한 의사결정까지 대신하게 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우리는 이미 미디어 환경에서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편협한 정보 속에 갇혀 있다. 이 상황에서, 판단의 주도권마저 AI에게 넘겨준다면, 개인의 자율성과 판단 능력은 급격하게 약화 될 수밖에 없다.

결국 AI가 우리의 선택과 판단을 대신하는 영역이 넓어질수록, 인간은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잃고 점점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편리함 뒤에 숨겨진 이러한 변화를 경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점점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 되어갈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전트 AI의 발전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기보다, 인간의 사고와 자율성을 유지하는 방향 속에서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부산 연제구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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