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석 아톤 시큐리티센터장이 13일 '아톤 시큐리티 서밋 2026'에서 키노트 연사로 나선 모습. (사진=디일렉)
핀테크 보안회사 아톤이 제로트러스트와 양자내성암호(PQC)를 앞세운 종합 보안 기업으로의 확장 의지를 나타냈다. 기업 자산인 데이터를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려면 철저한 신원 증명과 데이터 통제, PQC 등을 결합한 '통합 보안 체제'만이 해법이란 주장이다.
아톤은 1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아톤 시큐리티 서밋 2026'을 열고, 국내외 이해관계자들과 보안 업계 화두와 대응 방안을 공유했다. 올해로 설립 26년 차를 맞은 아톤이 처음으로 단독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금융보안원, 법무법인 김앤장 등 다양한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의 보안 책임자(CISO) 등이 모였다.
이날 행사에서 정현석 아톤 시큐리티센터장은 AI 시대에서 기업이 즉시 실행해야 하는 4가지 보안 키워드를 'ABCD'로 제시했다. 당초 키워드는 제로 트러스트, 능동적 공격 표면 관리, 공급망 보안까지 3가지(A·B·C)였으나, 현장에서 "급변하는 위협에 대응하려면 하나를 더 추가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외부 협력 체계 구축(D)'을 보탰다.
아톤의 PQC 솔루션 화면. (사진=디일렉)
가장 먼저 꺼낸 개념은 '제로 트러스트'였다. "아무도 믿지 말고, 항상 검증하라"는 이 철학은 2010년 미국에서 처음 제안된 이후, 2021년 바이든 행정부의 보안 행정명령을 계기로 글로벌 보안 표준으로 정착됐다. 우리 정부 또한 지난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올해부터 국가 망 보안 체계(N2SF)에 적용·확산하고 있다.
정 센터장에 의하면 현재 기업들이 사용 중인 AI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는 '미경계' 지대다. 해당 서비스들은 별도 전용 회선이 아닌 일반 인터넷망을 통해 접속한다. 물리적 보안 경계가 모호하다. 기존 방화벽 중심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에, 그가 제시한 해법은 기기 통제를 위한 모바일 기기 관리(MDM), 단일 인증 체계 싱글사인온(SSO), 데이터 흐름을 감시하는 모니터링 시스템 간의 유기적 결합이다. 언제 어디서든 정교한 인증과 감시가 가능하도록 보안의 그물망을 촘촘히 다시 짜야 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제로 트러스트가 없으면 보안에 구멍이 뻥뚫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능동적 공격 표면 관리(ASM)'다. 해커 시각에서 기업의 외부 노출 자산을 식별하고 취약점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정 센터장은 "대부분의 침해 사고는 관리자가 인지하지 못한 '섀도우 IT' 영역에서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정 센터장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선 숨어있던 네트워크와 웹 서버 등을 수치화하는 '시큐리티 스코어링' 체계가 필요하다며,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협력사의 보안 수준까지 점수화해 능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는 '사이버 복원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사이버 복원력이란 침해 사고 발생 시 즉시 안전한 상태로 원상복구할 수 있는 회복 능력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자재 명세서인 SBOM 도입과 자동화 된 보안 검증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 키워드는 '외부 협력 체계 구축'이다. 조직화된 해커 그룹에 맞서 소수의 사내 보안 담당자가 수십 개의 솔루션을 운영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 센터장은 "외부 전문가의 지식과 기술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협력 모델이 AI 시대 보안의 마침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홍재용 아톤 금융인증사업본부장은 양자내성암호 전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양자내성암호는 복잡한 수학적 구조로 설계돼 양자컴퓨터 환경에서도 해독이 어려운 암호 알고리즘이다. 양자보안은 상용화 전 단계지만, '지금 탈취하고 나중에 해독(Harvest Now, Decrypt Later, HNDL)'하는 공격 전략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꼬집었다.
홍 본부장은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점이 예상보다 빠른 2027년경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며 "공격자들은 미래 해독을 목표로 지금 이 순간에도 중요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현실화되는 순간 과거에 유출된 모든 데이터가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암호 체계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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