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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EV·ESS 삼각 수요 폭발···HBM 다음은 '전력반도체'

삼성전자가 최근 전력반도체 양산에 속도를 내면서 업계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기차 수요 회복, ESS 시장 활성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동화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

AI·EV·ESS 삼각 수요 폭발···HBM 다음은 '전력반도체'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전력반도체 양산에 속도를 내면서 업계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기차 수요 회복, ESS 시장 활성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동화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 파운드리 깅버 역시 시장에 대응할 채비를 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차세대 전력반도체 위탁생산을 시작한다. 2023년 삼성전자가 전력반도체 시장 진출을 선언한 후 3년만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전력반도체 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시 "컨슈머, 데이터센터, 오토모티브 분야에 대해 2025년부터 8인치 GaN(질화갈륨) 전력 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를 시작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2024년 반도체 불황 등이 맞물리면서 다소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SiC(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도 양산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안에 SiC 전력반도체 샘플을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모바일용 PMIC(전력관리 IC)를 중심으로 전력반도체를 생산해왔다. PMIC는 전력 운용의 효율을 높이는 반도체로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액세서리, 메모리에 맞는 PMIC를 생산해 자사 제품의 전력 효율을 높이는데 활용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진=삼성전자)

◇ '후발주자' 삼성전자, 판 키우는 역할 할까? =

삼성전자는 국내 반도체 기업 중 전력반도체 시장이 뒤늦게 뛰어든 기업이다. 현재까지 국내 전력반도체 시장은 SK키파운드리와 DB하이텍을 중심으로 형성돼있다.

국내에서는 SK키파운드리가 올해 상반기부터 1200v SiC 모스펫(MOSFET) 공정 기반 전력반도체를 생산한다. MOSFET(Metal-Oxide-Semiconductor Field-Effect Transistor,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은 전자 회로에서 신호를 증폭하거나 스위치 역할을 하는 핵심 반도체 소자를 말한다.

DB하이텍은 지난해 9월 650V E-Mode GaN HEMT 공정 개발을 마무리 짓고 고객이 제품을 시험 생산할 수 있는 GaN 전용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를 고객사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HEMT는 서로 다른 밴드갭을 가진 반도체를 접합(이종 접합)해 발생하는 2차원 전자 기체(2DEG)를 채널로 활용하는 고속·고효율 트랜지스터를 말한다.

이들 기업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현재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은 인피니언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온세미컨덕터 등을 중심으로 미쓰비시 일렉트릭, 후지 일렉트릭, 르네사스 등이 뒤를 쫓고 있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5%대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이 메모리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고 모바일 디바이스에 특화된 전력반도체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은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형성돼있다.

반면 한국은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전기차 시장은 취약한 편이다. 이 때문에 세계 최대 규모의 공정과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국내 전력반도체 시장의 판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체질 바꿔야 하는 전력반도체···안정적 수익확보 발판은 될 듯 =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기업(IDM)인 만큼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 실제로 세계 전력반도체 주요 기업인 인피니언이나 미쓰비시는 반도체 설계부터 웨이퍼 제조, 패키징, 테스팅 등 전 공정을 직접 수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IDM으로 설계와 제조, 패키징, 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공정을 직접 수행한다. 다만 전기차와 산업현장에 투입되는 전력반도체와 달리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다. 메모리는 초미세 공정을 기반으로 대량 생사해 모바일 디바이스 등 고객사의 수요에 맞춰 대응한다.

반면 전력반도체는 자동차와 생산현장 등에 주로 쓰이며 고객사의 요청에 맞춰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웨이퍼를 직접 생산한다면 제조원가를 절감하면서 국내 경쟁력을 갖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앞서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의 계열사인 SK실트론이 SiC 웨이퍼를 생산했으나 최근 두산그룹에 이를 매각하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전력반도체는 차세대 제품을 중심으로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SiC와 GaN 전력반도체는 올해 23억1000만 달러에서 2030년 54억5000만 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4.3%에 이른다.

특히 올해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지나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력반도체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전기차 신규 등록이 22만177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1% 증가했다.

여기에 전력 소모가 높은 AI 데이터센터의 성장이 예상되면서 전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전력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또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 증가 역시 전력반도체 시장의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AI 시장의 성장으로 슈퍼사이클을 맞았지만, 결국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사이클이 작용될 수 밖에 없다"며 "그에 비해 전력반도체는 폭발적 성장세는 아니지만, 사이클이 없어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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