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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 준비됐지만 사람만 부족…새로운 교육 생태계에 사활 걸어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기술 혁신은 매일 그 속도를 경신하고 있으며, 국내 산업 현장 역시 제조업부터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AI를 생존을 위한 필수 기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산업 현장에서는...

AI 준비됐지만 사람만 부족…새로운 교육 생태계에 사활 걸어야

AI와 디지털 전환, 산업 구조의 재편이 가속화되는 오늘, 대학과 산업의 관계 또한 근본적인 재구성을 요구받고 있다. 이제 산학협력은 선택적 정책 과제가 아니라,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 됐다. 이에 교수신문은 산학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대전환 시대를 여는 릴레이 기고를 마련했다.

아홉 번째는 이창길 지케이코리아 대표이다. 초거대 AI 확산으로 산업 전반에서 AI 전환이 가속되고 있지만, 이를 운용할 인력 부족이 핵심 병목으로 드러나고 있다. 기업이 요구하는 것은 기술 숙련자가 아니라, 글로벌 기술과 현장 문제를 결합해 해법을 도출하는 융합형 역량이다. 이에 따라 학습의 초점도 단순 기술 습득에서 문제 해결 중심 사고로 이동해야 한다. 대학은 산업과 연계된 프로젝트 기반 학습, 전공 융합, 단기 재교육 체계를 통해 실전형 거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지역과 기업, 학문을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해 기술·고용·정주가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 교육이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AX 혁명

플랫폼은 확장되는데 현장의 실전 역량은 공백

초거대 AI가 촉발한 AX(AI Transformation, AI 전환)의 파고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기술 혁신은 매일 그 속도를 경신하고 있으며, 국내 산업 현장 역시 제조업부터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AI를 생존을 위한 필수 기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산업 현장에서는 이러한 인재상의 중요성이 이미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 앤드 컴퍼니(McKinsey & Company)는 지난해 8월, 「기술 업계는 인재 병목 현상에 직면해 있다: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는 분석 기사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기업에 가장 중요한 13가지 선도 기술은 AI, 로봇공학, 첨단 연결성(5G와 차세대 6G 이동통신 시스템), 생명공학, 우주, 클라우드·엣지 컴퓨팅, 몰입형 현실, 모빌리티(자율주행차·전기차, 드론, 수직 이착륙 전기 항공기, 전기 스쿠터, 전기 자전거)이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제약 요인은 결국 인재다. “AI 분야의 리더 중 46%는 기술 격차를 도입의 주요 장벽으로 꼽았으며,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에이전트 AI 관련 채용 공고는 약 1,000% 증가했다.” 다시 말해, 기술 투자보다 인재 확보가 AX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임을 보여준다.

또 다른 사례로 IBM 비즈니스 가치 연구소(Institute for Business Value)의 2023년 보고서 「AI 시대의 CEO 의사결정」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바꿔 놓는다”라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24개 산업 분야에 걸쳐 30개국 이상 3천 명의 CEO들을 인터뷰해 분석했다. 그 결과, CEO 4명 중 3명(75%)은 가장 선진적인 생성형 AI를 보유한 조직이 승리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미 CEO의 43%는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CEO 3명 중 2명은 AI가 가져올 파괴적 변화와 피할 수 없는 전환기에 직원들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방침 없이 움직이고 있다”라며 “절반 이상(56%)이 일관된 기준의 부재로 인해 적어도 한 건의 주요 투자를 연기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AI 전환이 가속되는 한국 산업 현장에서 연구·교육·기업이 연결된 실전형 인재 양성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대학은 산학 협력과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통해 문제 해결 역량 중심의 새로운 교육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미지=챗지피티

비약적 기술 진보와 운용할 인재의 부족

그런데 글로벌 교육 현장의 최전선에서 기업들의 DX(디지털 전환)를 지원하는 필자가 마주하는 실상은 사뭇 절박하다. 기술은 비약적으로 진보하는데, 이를 운용할 인재의 공급 속도는 산업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로벌 표준과 도메인 기반 문제 해결력의 결합이 중요하다.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AI 인재는 단순히 알고리즘을 암기하는 기술자가 아니다. 글로벌 클라우드 환경과 표준화된 AI 스택(Stack)을 이해하면서도, 우리 공장의 공정 데이터나 비즈니스 모델이 가진 난제를 파악해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 기반의 융합 인재가 핵심이다.

현장과 유리된 AI 지식은 박제된 이론에 불과하다. 데이터를 맥락 속에서 읽어내는 리터러시, 그리고 현장의 문제를 AI 언어로 번역해 글로벌 기술 생태계 안에서 최적의 해답을 찾아내는 능력, 이것이 AX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이다. 이제 교육의 방점은 단순 기술 습득(Skill-set)을 넘어 문제 해결의 사유 방식(Mind-set)으로 이동해야 한다.

상아탑 넘어 실시간 호흡하는 공동 혁신 거점

이러한 인재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은 산업계와 실시간으로 호흡하는 산학 일체형 혁신 허브로 거듭나야 한다. 첫째,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의 고도화다. 교과서 속 가공된 데이터가 아닌, 기업이 마주한 거친 데이터(Raw Data)와 실제 비즈니스 시나리오를 강의실로 가져와야 한다.

예를 들어, MIT-IBM 왓슨 AI 랩(Watson AI Lab)은 기업의 실제 데이터를 활용한 공동 연구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산업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러한 사례는 PBL의 고도화가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또한 싱가포르 국립대의 ‘AI 싱가포르’는 산업 문제를 기반으로 학생·연구자가 참여하는 실전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교육-산업 연계를 제도화했다. 국내에서는 카이스트가 산업 협력형 AI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실제 공정 데이터를 활용한 현장 중심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둘째, 전공의 벽을 허무는 AI+X 교육의 보편화다. 모든 학생이 자신의 전공 분야에 AI를 도구로서 접목할 수 있도록 유연한 커리큘럼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마이크로 디그리(Micro-degree) 등 단기 집중 과정의 활성화다. 기술 주기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대학은 학위 수여 기관을 넘어, 재직자와 학생 모두에게 최신 글로벌 기술을 수시로 공급하는 리스킬링(Reskilling)의 본부가 되어야 한다.

지역 산업과 인재 잇는 설계자 ‘지자체’

아울러, 지역 산업과 인재를 잇는 설계자가 중요하다. 즉, 대학의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 모델도 지역 내 정주 여건과 취업 생태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인재의 수도권 유출이라는 한계에 부딪힌다.

지자체는 지역의 주력 산업인 제조, 반도체, 모빌리티, 에너지 등과 지역 대학, 그리고 글로벌 교육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특화 AI 클러스터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기업이 규제 없이 기술을 실증할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지역 내 AI 취업 인센티브를 강화하여 교육-취업-지역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은 이제 지방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다.

아울러 산업 현장의 표준화된 요구사항을 대학에 전달하고, 민관학의 가교가 되어 정책적·제도적 규제 완화를 이끌어내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AI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오고, 그 사람은 현장의 데이터와 지역의 인프라 속에서 성장한다. 대학이 학문적 기반과 인재를 공급하고, 산업계가 혁신의 장과 글로벌 표준 기술을 제공하며, 지자체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골든 트라이앵글이 구축되어야 한다.

글로벌 기술 변화의 속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대학의 강의실이 곧 산업의 최전선이 되고, 현장의 고민이 지자체의 정책적 토양 위에서 지식의 진보로 이어지는 긴밀한 연결. 그 초연결의 네트워크만이 대한민국을 AI 강국을 넘어 AI 활용의 표준 국가로 도약하게 할 것이다.

이창길

지케이코리아 대표

한국인공지능협회 고문

이창길 지케이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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