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인터뷰서 'AI 공포론' 정면 반박
"CEO들, 신처럼 모든 걸 안다고 착각" 반박
기술 효율 높아질수록 수요와 일자리는 확대
AI 공포, 되레 핵심 인재난 키울 수 있다 경고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고계연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이 일자리를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들은 AI 투자를 이유로 감원에 나서고, 대졸 신입의 취업 문은 갈수록 좁아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아니라 상상력의 부족이 문제"라며 정반대의 메시지를 던져 주목된다.
2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포춘에 따르면 황 CEO가 AI 일자리 종말론을 경고하는 일부 CEO들이 '신 콤플렉스(God complex)'를 보이며, 이런 태도가 핵심 인력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의 비당파 싱크탱크 '특별경쟁연구프로젝트(SCSP)'와의 인터뷰에서 "AI가 일자리를 대거 없앨 것이라는 경고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고 꼬집었다.
황 CEO는 "AI가 초급 일자리의 50%를 없앨 것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이런 발언은 CEO가 된 뒤 신처럼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다"고 비판했다.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의 지난해 5월 관련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AI가 지난 몇 년간 5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었다는 게 그의 추산이다.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면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한다는 논리다. 취업 플랫폼 인디드의 데이터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수요가 실제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그는 덧붙였다.
황은 '업무의 과제(task)'와 '업무의 목적(purpose)'을 혼동하는 것이 오류라고 지적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예로 들면, 코딩은 과제이지만 목적은 혁신·문제 해결·새로운 수요 발굴이다. AI가 코딩 과제를 대신하더라도 엔지니어의 목적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또 다른 오류는 코딩 수요가 고정돼 있다는 가정이다. 황은 "우리에게는 하루 수조 줄의 코드가 필요하다. 의료·과학·제조·유통 분야의 문제를 상상하는 한 코드 수요는 무한하다"고 말했다. AI는 인간이 직접 키보드를 두드리지 않아도 코드를 작성하게 해 줄 뿐, 코딩 자체의 수요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황 CEO는 이같은 맥락에서 '제번스 역설(Jevons Paradox)'을 꺼낸다. 이 역설은 효율성이 높아지면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경제학 법칙이다. AI도 같은 패턴을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 CEO의 발언이 AI 일자리 논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그는 AI 안전장치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사실에 바탕을 둔 소통을 강조한다. 젊은 대졸자들이 AI 종말론에 겁먹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기피하게 되면, 실제로는 그 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심각한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핵심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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