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AI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종합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소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소현 기자] 경직된 대학 구조와 대입 중심 평가 체계가 인공지능(AI) 시대 인재 양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술과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대학과 교육과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며 인재 양성 전반에 병목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AI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경직된 대학 구조와 교육과정을 혁신하지 않고서는 AI 미래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AI 기술과 산업은 시시각각 변화하지만, 대입 위주의 평가 방식이 오랜 시간 굳어지면서 탑티어 인재를 양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김승일 모두의연구소 대표는 “초중고 교육은 대입이라는 굉장히 큰 허들이 존재해 아무리 정보 시수를 늘려도 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어렵다”며 “대학 역시 오랜 기간 등록금이 동결되고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에 의존하다 보니 자율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고려대 교수 역시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세계에서 유례 없이 경직된 형태”라며 “교육과정이 오랜 기간 유지되고 대입이 여전히 중요한 현 시점에서 미래를 대비하긴 어렵다. 대학 또한 한 과목당 50분 수업에 전과도 어려운 경직된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공계 기피 현상이 날로 심화하고, 대학의 자율성과 경쟁력도 하락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경직된 교육 현장은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취업과 인재 채용 모두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병목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교육 환경이 경직되는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이 꼽힌다. 대학이 10년 넘게 등록금 인상을 통제받으면서 정부지원사업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혁신하기 어려운 구조가 굳어졌다는 평이다.
이민석 국민대 교수는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은 재정을 지원하는 동시에 대학을 관리하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매우 세부적인 사안까지 지정해 예산을 배정하기 때문”이라며 “정부 지원에 따라 민간 교육기관들이 경쟁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져 학교는 점점 단련이 되고 있다. 결국 혁신안보다 정부의 지침을 잘 따랐는데 점수를 왜 더 받지 못하는지 고민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민주화 이후 총장 직선제가 실현됐는데, 대학의 거버넌스를 다시금 제대로 세울 때가 됐다”며 “대학 사회가 혁신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거버넌스가 필요한데 제도가 미비한 상태다. 대학 역시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합의를 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현철 고려대 교수는 “대학이 학생들을 졸업시켜 사회에 내보내면 된다는 안이한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대학과 사회, 산업이 같이 생태계를 만들어 논의하는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