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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 에이전트 금리인하요구 대행, 기대보단 우려?

[사진=네이버페이 제공] 네이버페이는 지난달 26일 '대출금리 케어'를 출시해 한 번 신청하면 보유 대출을 계속 관리해주는 구조를 마련했다. 토스도 같은 날 '금리인하 자동 신청' 서비스를 시작해 자산, 소득, 부채...

AI 에이전트 금리인하요구 대행, 기대보단 우려?

핀테크업계 뛰어들었지만 설명 책임·망분리·검증 부담은 여전

편의 앞세운 자동화 불신 낳을 위험...서비스 책임은 금융회사 몫

[이미지=생성형AI 활용 제작]

대출에 대한 금리인하요구를 인공지능(AI)이 대신 챙겨주는 시대가 열렸지만, 금융권에선 편의보다 책임과 검증이 더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금리인하요구권,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챙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부터 마이데이터 기반 금리인하요구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소비자가 한 번 동의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대신 금리인하요구를 자동 신청할 수 있다. 정기 신청은 월 1회까지 가능하며, 소득 증가나 신용평점 상승 등 변화가 확인되면 수시 신청도 가능하다. 대상은 57개 금융회사다.

이번 제도 도입은 금리인하요구권이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수용률은 2024년 33.7%, 2025년 상반기 28.8%에 그쳤다.

플랫폼 업계도 마이데이터 기반 금리인하요구 서비스 시행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였다.

[사진=네이버페이 제공]

네이버페이는 지난달 26일 ‘대출금리 케어’를 출시해 한 번 신청하면 보유 대출을 계속 관리해주는 구조를 마련했다. 토스도 같은 날 ‘금리인하 자동 신청’ 서비스를 시작해 자산, 소득, 부채, 신용점수 변화를 분석한 뒤 적절한 시점에 자동 신청하고, 한 번 거절돼도 다시 청구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뱅크샐러드는 2월 말 AI 에이전트가 대출 데이터를 분석해 금리 인하 가능 시점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내놨고, 핀다는 2월 25일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며 미수용 사유와 부족한 조건까지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소비자가 놓치기 쉬운 권리를 계속 챙겨준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AI가 왜 그 시점에 신청했는지, 왜 신청하지 않았는지,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했는지, 거절 시 그 이유를 소비자에게 얼마나 쉽게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판단하는 근거와 책임감이 일부 분명하지 않은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 서비스는 뛰기 시작했지만, 제도와 현장은 아직 따라가는 중

금융당국도 이런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월 금융 분야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올해를 ‘실질적 금융소비자 보호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금융회사가 AI 의사결정기구와 전담 조직, 내부 규정과 통제 체계를 갖추도록 하는 리스크 관리 틀을 제시했다.

금융사가 AI 관련 의사결정기구와 전담 조직을 두고, 최고경영자에게 정기 보고하며, 위험관리 규정과 매뉴얼도 갖추도록 한 것이 골자다. 실제 금감원 조사에서는 AI 의사결정기구를 설치한 금융회사가 많지 않았고, 전체의 약 85%는 AI 윤리 원칙이나 위험관리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확대 속도에 비해 책임 체계는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금융위원회도 금융권 AI 플랫폼과 통합 AI 가이드라인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금융권 AI 협의회에서 “AI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면 R&D·교육·인프라·정책 및 거버넌스 등 모든 부문에서 민·관이 힘을 모아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며 “금융은 자금의 융통과 숫자를 다루어 본질적으로 인공지능이 그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금융권 AI 플랫폼은 금융회사와 핀테크가 AI 모델, 데이터, 시험 환경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장치다. 통합 가이드라인 안에는 거버넌스, 합법성, 신뢰성, 보안성 등 7대 원칙이 담겼고, 올해 1분기 시행이 예고됐다. 한국신용정보원 역시 2026년 업무보고에서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지원과 금융권 AI 플랫폼 구축·운영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픽사베이 제공.

다만 제도 정비가 곧바로 현장 실행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금융권에서도 AI 활용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실제 서비스에 접목하려 하면 망분리와 책임 문제가 앞을 가로막는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송은지 금융보안원 팀장은 지난달 정보보안 컨퍼런스 ‘ISDP 2026’에 참여해 “(금융사는) 망분리 규제 틀 안에 있다고 안심하면 안된다”며 “이제 공격자는 네트워크가 아니라 AI가 읽는 컨텍스트(맥락)를 노린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금융사들은 사고 발생 시 부담해야 할 책임이 크다는 점에서 여전히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인하요구 대행처럼 소비자 권리 행사와 곧바로 연결되는 서비스일수록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데이터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금융 AI는 일반 한국어를 잘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내 금융 용어와 금융 법규, 금융회사별 업무 절차까지 함께 이해해야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정부가 금융 특화 한글 말뭉치와 공익 목적 데이터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금리인하요구 대행은 특히 설명의 정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왜 지금은 신청이 어려운지,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안내하지 못하면 자동화는 편의가 아니라 불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소스 AI 검증 부담도 가볍지 않다”며 “정부가 전문가가 선별한 모델과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서비스 책임은 결국 각 금융회사 몫”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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