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언어 습득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AI 에이전트는 이미 산업 현장 실무를 수행하고 국가 안보 장벽을 넘으며 노동과 계급의 정의를 뒤바꾸고 있다. 도구의 진화를 넘어 인류가 맞이할 새로운 자율 경제 시스템의 실체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산업계에서 AI 에이전트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와는 동떨어진 분야들도 있다. 공공기관이나 금융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 다수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특성상 보안에 민감하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소버린 AI’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데이터 주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외부 의존을 줄여 보안과 규제 문제를 해결하고 고유의 언어·문화 특성을 더욱 잘 반영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계기로 활성화 추세에 있다. SK와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독자적인 경쟁력 확보의 핵심으로 부상한 상태다.
공공·금융 등의 분야에서도 AI 에이전트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소버린 AI가 주목받고 있다. (이미지=AI 생성)
■ 왜 ‘소버린’인가
소버린 AI는 국가나 기업이 자국의 인프라와 데이터,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독자적으로 AI를 개발 및 운영하는 역량을 뜻한다. 데이터 주권과 기술 자립을 실현함으로써 정보보호나 규제 등의 리스크를 해소하고 언어문화적 맥락을 반영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주요 특징으로는 ▲데이터 주권 ▲기술 자립성 ▲보안 ▲제도 및 문화적 특성 반영 등을 꼽을 수 있다.
데이터 주권이란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와 인프라 등을 완전히 소유하고 통제하며 필요 시에만 외부에 수집·사용·공유를 허가하는 권한을 의미한다. 동시에 외부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만큼 기술 자립성도 늘어나게 된다.
데이터에 대한 사용자 통제력이 강해진 만큼 정보보호에 있어서도 더 유리해진다. 고유의 법률과 규제 기준, 사회문화적 특성을 반영해 국내 실정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공공서비스와 금융, 의료 등 분야의 AI 전환(AX)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들 모두 국민들의 민감정보를 다루고 있어 보안이 최우선 고려사항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 전경 (사진=연합뉴스)
■ 국내 대기업 경쟁의 장으로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소버린 AI에 대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수요는 있지만 진출이 어려웠던 공공, 금융, 방산 등에서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가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월 해당 프로젝트의 1차 통과팀으로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 3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프로젝트 진행 전까지는 구글과 오픈AI 등 외산 AI가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 역시 독자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붙였다는 분석이다.
관련해 SKT의 에이닷은 미국 벤처캐피탈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차세대 AI 소비자 앱 톱100’ 웹 제품에서 국내 서비스 중 유일하게 톱50에 포함됐다. 네이버의 파파고 역시 모바일 앱 부문에서 43위에 올랐고 스노우도 48위를 기록했다.
LG AI연구원 컨소시엄은 독파모 1차 평가에서 1위를 기록한 ‘엑사원’을 중심으로 개발 리더십을 견고히 다진다는 청사진이다. 컨소시엄 참가사인 LG유플러스는 이를 기반으로 에이전틱 AI를 전략을 추진해 나간다. SKT 컨소시엄도 ‘에이닷엑스 케이원’의 멀티모달 적용 등 모델 성능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업스테이지도 AMD와의 협력 확대 등 소버린 AI 생태계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비록 탈락했지만 네이버도 해당 분야에 힘을 싣는다. 네이버는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소버린 AI 전략을 중심으로 공공·금융·방산 등에서의 엔터프라이즈 AI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