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AI 시대의 K-게임, 노동자에게 길을 묻다' 정책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게임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퍼지는 가운데 현업 종사자 상당수가 고용 불안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성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제도적 보완과 사회적 논의 구조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AI 시대의 K-게임, 노동자에게 길을 묻다' 정책 간담회가 열렸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IT위원회는 이 날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국내 주요 게임사 종사자 107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5.6%는 이미 개발 현장에서 AI를 자주 활용하고 있었고 80.3%는 생산성 향상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변화와 별개로 고용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뚜렷했다. 전체 응답자의 77.3%가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으며 AI 도입에 따른 수익 배분 기준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82.3%에 달했다.
반면 기업과 노동조합 간 AI 도입 관련 공식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응답은 26.7%에 그쳐 현장 대응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산업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은 23조85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으며 이 중 모바일게임 비중이 59%를 차지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기술 변화와 수익 배분 문제가 동시에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간담회 현장에서도 유사한 문제의식이 이어졌다. 김민호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수석부지회장은 "신규 조합 가입자가 'AI 도입에 대한 노조 입장이 궁금하다'라는 질의를 남겼다"며 "AI 도입에 따라 개발자들이 조급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노영호 웹젠 노동조합 지회장은 "에이전틱 AI를 비롯해 깊게 AI를 쓰시는 분들일수록 위기감을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기술의 진보 혜택이 개발자와 창작자에게 공정하게 배분되는 제도적 가이드라인 도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플랫폼 정책 변화도 변수로 언급됐다. 최근 구글이 앱마켓 수수료 인하 정책을 추진하면서 모바일 중심의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수익 개선 기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실제 고용 안정이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시각도 함께 제기된다.
게임산업 정책 전반에 대한 인식도 함께 제시됐다. 게임물 등급분류의 민간 이양에 대해서는 72%가 찬성했으나 행정 부담 증가와 일정 압박에 대한 우려도 40% 이상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게임물관리위원회를 통합해 게임진흥원을 신설하는 방안은 91.3%의 높은 지지를 얻었으며 이 가운데 80.8%는 노동조합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추진 과제로는 노동자 권익 보호와 근로환경 모니터링이 73.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세액공제 정책 역시 94.5%가 찬성했지만 실제 처우 개선이나 고용 유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37.3%에 머물렀다. 정책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체감 효과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부회장은 "구글·애플·스팀 같은 플랫폼의 불공정한 수수료 구조, 숏폼과 AI 기반 채팅 앱 성장 등으로 게임 이용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함께 풀어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I 전환이 노동자에게도, 산업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경쟁의 규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입법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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