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 어크로스 대표. [사진: 디지털투데이]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AI 시대엔 AI 답변을 차지하는 사람이 승자고, 승자가 쓴 게 진실이 됩니다."
이재홍 어크로스 대표는 AI 답변을 선점한 기업이 AI 시대 산업 주도권을 갖는다고 말한다.
어크로스는 생성형엔진최적화(GEO) 솔루션 'GPTO'와 AI 언급 순위 집계 플랫폼 '젠랭크(GenRank)' 개발사다. 방법론 단계에서 국내 대형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와 블록체인·AI 벤처캐피털 해시드 투자를 유치해 지난해 8월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구성원은 대표 포함 5명이다. 올해 4월 월매출 10억원을 넘기며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
이 대표가 GEO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실직이었다.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출신으로 제일기획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시작해 10년간 기획·마케팅 경력을 쌓았다. 이후 미국계 기업과 디지털자산 발행사에서 세일즈·마케팅 계약직으로 일했다. 월급만 1500만원. 한 회사가 정규직을 제안했지만 코인으로 받던 계약 보상이 정규직 월급을 웃돌아 협상이 결렬됐다.
창업을 결심하고 전 세계를 돌며 해커톤에 참여했다. 기술 동업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두 차례 실패 끝에 직접 개발을 배우기로 했다. 물가가 싼 동남아로 거점을 옮겨 하루 10시간씩 온라인 강의를 들었다. 그렇게 1년. 코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무렵 AI 코딩 툴 커서(Cursor)가 나왔다. 앱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수없이 앱을 만들어 론칭했지만 성공은 없었다.
GPTO 아이디어가 나온 건 그 무렵이었다. 상금을 목적으로 블록체인 관련 해커톤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리서치를 하는데 AI 답변이 현실과 동떨어진 게 보였다. 업계에 5년간 있던 이 대표가 보기엔 틀린 정보가 많았다. '왜'를 묻기 시작하다 보니 유레카 순간이 왔다. 이 대표는 "AI는 결국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근거로 답한다. 인터넷에 무엇이 있느냐가 AI 답변을 결정하는 거더라"고 말했다.
이는 "내가 원하는 내용을 인터넷에 심어 놓으면, AI가 그걸 답변에 활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당시엔 AEO, GEO라는 단어가 정립되기 전이었다. 3개월간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며 방법론을 세웠다.
방법론을 제품화한 것이 GPTO다. 사용자가 AI에 특정 질문을 할 때 원하는 답변이 나오게 하는 솔루션이다. 전략 수립부터 콘텐츠 배포까지 모든 워크플로는 AI가 한다. 그는 "매주 고객사 질문들을 LLM에게 해 모니터링하고, 원문을 받아오고, 자사·경쟁사 현황을 분석하고, 최적화 설계를 한다"며 "그걸 바탕으로 400개 넘는 사이트들에 배포를 하는데 모두 AI가 하는 거다"고 말했다.
마치 "AI에게 답변을 떠먹여주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그는 "AI가 정보들이 나열된 거리를 둘러볼 때, 휘황찬란한 옥외간판을 세워 그 정보를 픽업할 수밖에 없도록 환경을 세팅한다"고 덧붙였다.
GEO는 컴퓨팅 리소스 한계에 기반한다는 설명이다. AI가 매번 모든 정보를 검색해 답변을 내면 정확하겠지만, 막대한 자원이 든다. 이 대표는 "적은 리소스로 정확한 답변을 내는 알고리즘이 적용된다"며 "GPTO는 어떤 모델이 나와도 통하는 원론적 방법을 고수하기 때문에 업데이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 고객사는 500여곳으로, 대홍기획·AWS·CJ 등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포함됐다. 목표 질문 개수에 비례한 월정액 과금을 적용한다. 성과는 질문별·모델별 언급률을 주차 단위로 추적하는 모니터링 대시보드로 측정한다. 에이전시가 아닌 솔루션 공급사를 지향한다. 현재는 일부 세일즈를 직접 하지만, 앞으로는 세일즈 파트너가 모두 맡게 할 예정이다.
GPTO 작동 예시. 챗GPT가 '한국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추천' 질문에 '프라이머'를 1위 답변으로 내놓는 모습. [사진: GPTO 홈페이지 갈무리]
이 대표는 AI 네이티브가 콘셉트가 아닌 실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AI가 베스트인 곳에만 AI를 쓴다"는 게 신조다. 그는 "AI가 나보다 낫다는 것을 전제해야 AI로 상상 이상의 것들을 할 수 있다"며 "유튜브 쇼츠 같은 것도 처음엔 AI로 자동화해봤지만, 성과가 나질 않았고 업계 베테랑 PD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했다.
조직 경량화에서도 효율이 우선이다. 이 대표는 "경력이 많을수록 일하던 관성을 버리지 못한다"며 "어차피 AI가 일을 하기 때문에 직원 채용에 경력과 전공 기준은 없다. 대학생도 가능하다. 학습 능력과 태도만 본다. 그럼 누구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기업 GEO 전략에서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검색엔진최적화(SEO)도 초창기엔 쉬웠다. 그때 심어놓은 게 알고리즘이 바뀌어도 살아남더라. 지금 해놓으면 장기적으로 어떻게 바뀌어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단기 목표는 GEO 대명사가 GPTO가 되는 것이다. 연내 동남아·일본·중동 파트너사도 확보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해외 세일즈 파트너 확보는 해시드가 도움을 주고 있다"며 "GPTO 솔루션은 언어나 국가와 무관하게 동일하게 작동한다"고 했다.
중장기로는 젠랭크를 AI 답변 순위 집계 글로벌 표준으로 키운다는 포부다. 미디어기업들을 마켓플레이스에 입점시킬 전략이다. 기업들이 인덱스를 보고 경쟁사 대비 AI 노출 현황을 파악, 최적화 서비스를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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