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면접에 직접적으로 도입되면서, 지원자들의 불만 또한 급증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채용 과정에 인공지능(AI) 면접을 도입하는 영국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사전 고지와 평가 기준 설명이 부족해 구직자 반발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IT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영국 구직자 가운데 47%는 채용 절차의 일부로 AI 면접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그린하우스가 영국 구직자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2%는 AI가 자신을 평가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명확히 안내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24%는 면접이 시작된 뒤에야 AI가 개입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불투명성은 실제 채용 포기로 이어졌다. 응답자의 30%는 AI 면접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이미 채용 절차를 중단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19%는 앞으로 같은 상황이 생기면 절차를 포기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구직자들이 특히 문제로 꼽은 지점은 사람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AI가 사전 녹화 영상을 채점하는 방식이었다. 이 항목은 중도 이탈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집계됐다. 기업이 AI 활용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 점과 채용 과정 전반에서 AI가 지원자를 감시하는 방식도 같은 수준의 거부 요인으로 나타났다.
편향 우려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27%는 AI 평가에서 연령 차별을 느꼈다고 답했고, 17%는 인종이나 민족성과 관련한 편향을 지적했다. 채용 AI가 효율성을 높이기보다 기존 채용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구직자들이 채용 과정에서 AI 자체를 전면적으로 배제하자는 입장은 아니었다.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9%만이 채용에서 AI를 줄이길 원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기업이 명확한 안전장치와 선택권을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가 더 컸다.
구체적으로는 AI 사용 사실을 처음부터 공개해야 한다는 응답이 40%였고, AI가 무엇을 측정하는지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는 응답은 36%였다. 45%는 AI 면접 대신 사람과 면접할 수 있는 선택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재 고용주가 명확한 AI 정책을 갖고 있다고 본 응답은 10명 중 1명 수준에 그쳤다. 59%는 이런 고지가 법적 의무가 돼야 한다고 봤다.
대니얼 체이트 그린하우스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는 현재 채용 현장의 AI가 이미 문제가 있는 시스템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서는 늘었지만 유의미한 신호와 투명성은 줄었다는 지적이다.
체이트는 채용 절차 자체의 구조적 문제도 함께 짚었다. 그는 "AI가 포함된 채용 프로세스 자체가 원래부터 망가져 있었다"며 이력서 작성과 복잡한 지원 절차에 대한 지원자들의 불만이 누적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자가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15분짜리 AI 대화가 키워드로 채운 이력서보다 더 나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그 변화는 "망가진 과정 위에 AI를 덧씌우는 방식이 아니라 더 나은 채용 절차를 새로 만드는 데서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채용 AI의 쟁점은 도입 여부보다 투명성과 설명 가능성, 그리고 사람 면접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기업이 AI를 채용 도구로 계속 확대하려면 지원자 신뢰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 이번 조사에서 다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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