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흐름은 AI 인프라 경쟁이 소프트웨어 인력뿐 아니라 케이블과 장비를 다루는 현장 기술직까지 끌어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섬유광 케이블과 서버 장비를 설치·유지하는 저전압 기술자가 AI 시대 핵심 현장 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메타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직접 교육 프로그램에 나서며 인력 확보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메타는 최근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에 투입할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레벨업 파이버 테크니션 패스웨이'(Level Up Fiber Technician Pathway)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 과정은 4주간 무료로 진행되며, 수료자에게는 메타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 관련 면접 기회가 제공된다. 메타는 현재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숙련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수요가 커지는 직무는 주로 섬유광 기술자나 데이터센터 기술자로 불리지만, 실제 업무는 전통적인 기술직인 저전압 기술자의 연장선에 가깝다. 저전압 기술자는 보안 시스템이나 음향·영상 장비 등 저전압 전기 설비를 설치·정비하는 직군이다. 여기에 일부 인력이 인터넷과 AI 인프라 핵심인 섬유광 분야로 전문화되는 구조다.
업계가 보는 인력 부족 규모도 크다. 파이버 브로드밴드 협회와 전력·통신 계약자 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경제 확대를 뒷받침하려면 약 20만명의 추가 섬유광 기술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함께 기존 기술 인력의 고령화·은퇴가 겹치면서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력개발 기관 러닝 얼라이언스 코퍼레이션의 세자르 루이즈 최고경영자(CEO)는 "결국 핵심 업무는 케이블을 설치하는 일"이라며 "차이는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섬유광 케이블을 랙과 스위치, 라우터에 연결하는 작업이 추가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메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마존 역시 오하이오와 버지니아 등 자사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지역에서 섬유광 기술자 양성 프로그램을 후원해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기업들이 '저전압 기술자'보다 '섬유광 기술자'라는 표현을 적극 사용하는 배경에 마케팅 효과도 있다고 본다. 루이즈 CEO는 "'섬유광'이라는 단어가 더 미래 산업처럼 들리기 때문에 기업들이 채용과 교육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장기 고용 확대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루이즈 CEO는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에서의 섬유광 기술자 일자리는 보통 최대 2년 정도 지속되며, 이후에는 다른 프로젝트 현장으로 이동하는 형태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데이터센터가 완공돼 운영 단계에 들어가면 유지보수에 필요한 상시 인력 규모는 건설 단계 대비 4분의 1 이하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재 AI 산업이 만들어내는 수요는 장기 운영 인력보다는 프로젝트 기반 건설 인력 성격에 더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와 서버를 넘어 배선·설치 기술 인력 확보 경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기술직 시장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