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업무 효율과 혁신을 돕는 AI의 긍정적 측면과 오류·편향·책임 문제 등 위험 요소를 대비해 표현한 AI 이미지.
인공지능(AI) 규제 논의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무대가 됐다. 영국은 단일 기준을 내세운 반면, 미국은 새로운 규제체제 도입에 반대했다. 중국은 더 나아가 오픈소스 확산을 촉구했다. 각국이 갈팡질팡 하는사이 일부 AI 기업들은 ‘속도 조절론’의 일환으로 AI 규제가 필요하다고 유엔에 호소했다.
23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AI가 주요 20개국(G20)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이 내년 G20 회의를 주재할 때 AI 통제를 논의의 중심에 두고 “AI 개발이 안전하도록 보장할 전세계 단일 기준을 모색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 고문은 “AI 통제에 대한 우려가 추가 개발을 중단하거나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 구조로 제한할 이유가 못 된다”며 “AI 기술의 혜택을 함께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은 제3의 길을 제시했다. 푸총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모든 국가가 자신들이 원하는 AI 기술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분야에서 ‘편협한 우리 대 그들’이라는 파벌을 결성해 다른 나라들이 어느 한쪽 편을 들도록 강요하거나, ‘디지털 패권’을 추구하는 특정 강대국들이 힘을 얻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신 각국이 오픈소스 모델, 즉 중국의 기술 접근 방식을 촉진할 것을 촉구했다.
정작 규제를 요청한 쪽은 AI 기업이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안보리에서 자신들이 개발 중인 급성장하는 AI 기술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AI가 인류 전체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AI에 미래에 대한 통제권을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두기업은 최신 모델(프론티어 모델)을 오픈소스가 폐쇄형 방식으로 출시해왔다는 점에서 중국의 AI 기업들과 결을 달리한다.
이들은 AI 기술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지 않도록 세계 각국이 어떤 형태로든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AI의 영향력이 특정 기업이나 국가에 집중되지 않도록 전 세계가 노력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다만 AI 기술이 인류를 발전시키고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더 큰 권한을 갖게 한다’는 올트먼의 말처럼 긍정적 측면도 있음을 강조했다.
밀리밴드는 “AI 기업 대표들은 세계에 재앙이 닥치는 것을 막는 책임을 그들에게만 맡길 수 없다고 말하고 있고, 그들의 말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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